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당장 물가, 고용 등 경제 문제를 모두 해결해줄 거라는 기대보다 근본 체질 강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20일 `한미 FTA, 단기적 교역 확대보다 장기적 체질 강화 의미 크다`는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가 경제 효율성을 높이는 건 맞지만 효력을 발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의 수출입에 특화한 상품 종류와 특화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비교우위가 극명할수록 FTA로 인한 생산과 교역 집중이 더 쉽게 이뤄진다.
양국의 비교우위 수준을 보여주는 2010년 무역특화지수를 보면 수입·수출에 특화됐다고 볼 수 있는 업종(0.4 이상)이 각각 6개, 4개에 그쳤다.
수입은 목재·가구(0.95), 가죽(0.92), 비금속광물(0.5), 화학제품(0.49), 기타 운송(0.42), 정밀기계(0.42) 등 6개 업종이다. 수출은 자동차(0.87), 통신기기(0.87), 컴퓨터(0.67), 의류(0.45) 등 4개 업종이다.
이들 업종을 제외하고는 단기적으로 FTA의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김형주 연구위원은 “한미 FTA는 경제의 고질병을 치료해줄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적절한 처방과 운동이 필요한 영양제”라며 “FTA를 통해 단기적 효과보다 근본적인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선진국 의존도가 높은 자본재와 중간재 수입을 줄여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고 법률·회계 등 서비스 분야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