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미디어 콘텐츠 제작자와 미디어 사업자에게 방송통신 융합콘텐츠는 뉴미디어 패러다임을 구성하는 주요 시장이다. 전통적인 방송시장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와 상업적인 측면에서 광고 연계의 기회 요인이 많다.
유튜브·훌루와 같은 동영상 사업자나 트위터·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사업자에게도 방송통신 융합콘텐츠는 의미가 크다. 소셜TV 형태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도달 범위와 확산 속도에서 매력적이며 텔레비전 콘텐츠의 재방송이나 짜깁기 수준을 넘어서는 특화된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TV를 중심으로 형성된 글로벌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 이머징과 니치 마켓으로,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스마트폰과 스마트 TV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기존 TV드라마와 엔터테인먼트 시리즈의 새로운 포맷 개발과 연계해 서비스를 시도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방송통신 융합콘텐츠 기원을 살펴보면 1995년 6월 초, 미국에서 광고와 TV프로그램 프로듀서 겸 작가로 활동하던 스캇 자카린이 사진과 동영상을 주요 콘텐츠로 하는 웹사이트 더스폿닷컴을 개설했는데 이는 배너광고를 기반으로 하는 최초의 광고수익 모델이었다. 더스폿닷컴은 1997년까지 유지되었는데 그 당시 소니와 애플컴퓨터 광고를 유치하고 하루 최고 10만회 이상의 클릭수를 기록하며 인터넷 닷컴 붐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더스폿닷컴은 인터넷만을 위한 드라마를 자체 제작하고 유통시킨 최초의 사이트였으며 융합콘텐츠 역사상 인터넷 시리즈 형태의 콘텐츠 `웨비소드`가 탄생하는 계기였다. 스캇 자카린은 이 시리즈물을 웨비소딕 시리즈라고 불렀고 지금의 블로그에 해당하는 스폿메이트라는 공간에서 시리즈 제작일기를 게시하고 여기에 사람들을 참여시켰다.
그는 시청자에게 스토리라인이나 등장인물의 캐릭터 의견을 제시하고 공유할 수 있는 상호 작용성을 제공했으며 이를 실제 제작에 반영했다. 이 후 1996년 TV시리즈물에 뿌리를 둔 웹 전용 SF시리즈 `시퀘스트2047`이 등장했고 2001년까지 세 번의 시즌을 거쳐 48편의 에피소드가 제작되었다. `시퀘스트2047`은 더스폿닷컴과 유사한 방식으로 웨비소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시청자를 참여시키는 방식을 취했다.
웨비소드라는 개념이 공식적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진 계기는 1998년과 1999년 사이 스탠 리 감독의 웹 전용 애니메이션 `슈퍼히어로` 시리즈 일곱 관문의 인터넷 공개를 위한 프로모션과 마케팅 과정에서였다. 인터넷 기술이 가속화되어 모바일 기술을 활용한 3G 휴대폰 서비스를 통한 방송과 동영상 재생이 상업적으로 가능해진 2004년, 폭스의 다니엘 티벳은 모비소드라는 개념을 공개하였는데 이후 20세기 폭스 스튜디오는 휴대폰을 위한 짧은 텔레비전 방송 에피소드를 개발했다. 20세기 폭스 스튜디오는 첫 번째 모비소드 시리즈로 `러브 엔 헤이트`를 제작해 시험방송했으나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24:컨스피러시`를 먼저 발표했다.
`24:컨스피러시`는 2004년 11월 폭스가 TV시리즈 `24`를 기본으로 개발한 스핀오프 드라마로 유럽 최대 핸드폰 회사 보다폰에 공급해 주목을 받았다. 보다폰은 2005년 1월 영국을 중심으로 모비소드 `24:컨스피러시` 시리즈 24편을 공개하고 유럽 23개국에도 확대했다. 아시아에서는 비슷한 시기인 2005년, 싱가포르 미디어콥 스튜디오와 엠디에이가 합작으로 모비소드 `피에스 러브유` 45편을 제작해 통신사업자 엠원을 통해 서비스했고 2006년 초에는 TV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송되었다.
국내에서는 2005년 위성디엠비 사업자 티유미디어가 52부작 디엠비 시트콤 `얍`을 세계 첫 공개해 화제가 되었으나 관련 산업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웨비소드는 이후 2009년 웹스터 사전에 공식 등재되었으며 모비소드는 스마트폰 아이폰 앱시리즈 앱피소드로 진화하고 있다.
콘텐츠랩 대표 홍진기(jinkihong@contentlab.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