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 전기요금 인상과 올 초 지식서비스산업 전기요금 특례대상 제외로 운영비가 늘었지만 고객 대상 이용료를 인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가슴앓이만 하고 있다.
21일 IDC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IDC 전기료가 16% 가량 오를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현실로 드러나며 IDC 사업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초와 비교, 올 초 주요 IDC가 지불한 전기요금은 평균 13% 이상 상승했다. 전기요금이 월 1억원 나오는 IDC라면 월 1300만원, 연간 1억5000여만원 전기요금이 상승하는 셈이다.
한 달 평균 전기료가 5억원 가량이던 중견 IDC는 매달 6000여만원(연간 7억여원)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이런 부담은 대형 IDC일수록 커진다.
수도권 대형 IDC 사업자는 지난해 1∼2월 대비 올 1∼2월 전기료가 월 평균 30%(3억1000만원) 증가했다. 이 사업자는 연간 37억원 이상 추가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됐다.
지난 1년간 고객 시스템이 증가한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이 수치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IDC측 설명이다. 이 업체는 아직 IDC 이용료 인상 계획을 세우지 않아 당분간 늘어난 부담금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IDC 사업자가 고민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수도권 전력부하 밀집 문제를 해소한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반기를 들 명분이 부족하다. 지식경제부는 국내 IDC 80%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밀집돼 송전손실 증대, 지역 간 수급 불균형 등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IDC를 전기요금 특례대상에서 제외하고, 고효율 그린 IDC 설립 및 리모델링, 지방 이전 등을 유도했다. 하지만 비용 부담으로 신규 IDC 건립이나 리모델링이 쉽지 않다. 내부 직원과 고객 접근성을 고려하면 지방 이전도 당장 실천 가능한 대안은 아니다.
또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고객에 떠넘기기 어렵다는 점이다. 고객 입장도 감안해야 하고 경쟁이 치열해 사용료 인상이 자칫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 규모 이하 IDC일수록 고민은 더 크며 KT 등 대형 사업자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국IDC협의회 측은 “전기료 인상에 따른 합리적 요금과 과금체계 정비가 필요하며 고객도 전기료 원가상승 비중을 인식해줬으면 한다”며 “IT 산업 심장부인 IDC 발전을 업계와 정부의 소통을 통한 합리적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도권 IDC 전기료 변화 일지
자료:한국IDC협의회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