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는 힘이 부족하다?!
포르쉐911터보로 160km/h에 도달하는 시간은 9.2초, 하지만, 일본 게이요대가 개발한 순수전기차인 Eliica라면 7초에 도달가능한 속도다. 차량이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을 제로백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명품 스포츠카 람보르기니 디아블로의 제로백시간은 4.1초로 순수전기차인 Eliica와 동일하다. 뿐만 아니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 따르면 라냔 박사 팀은 콘덴서라 불리는 축전기에 새로운 물질의 반응을 시도해 기존의 배터리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전기차 연료체계를 개발, 제로백이 3.6초인 슈퍼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중형급 순수 전기차, 전기자동차의 특성을 활용 실내 공간은 더 넓어졌고, 계기판에는 LCD패널이 자리하고 있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3/22/jungi_1.jpg)
흔히 근거리 저속전기자동차만 접하다보니 전기자동차가 가솔린자동차보다 힘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사실 정반대다. 특히, 가솔린엔진이 저속에서 가속력이 좋은 반면, 전기차가 고속에서 가속력이 좋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로백은 전기자동차에 불리한 평가기준이다. 그럼에도 가솔린 자동차 이상의 성능을 자랑할 만큼 전기자동차의 성능은 뛰어나다. 199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전기차가 거리를 누볐다. 당시 GM(제너럴 모터스)는 ‘EV1’이란 현대적 전기자동차의 양산을 시작,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약 800대의 EV1을 소비자에게 대여해 큰 호응을 얻었다. EV1은 조용하고, 빠르며, 전기 콘센트가 있는 곳 어디에서도 충전이 가능했다. 한번 충전에 110~130킬로미터의 거리를 달렸다. EV1 대여사업을 완전히 철수할 때 소비자들이 반대 시위를 할 만큼 EV1은 많은 충성고객을 만들었다.
여러 이유들로 2000년대 초 사라졌던 전기자동차가 이제 다시 등장하고 있다. 배터리 문제 등으로 찻값이 비쌀 수는 있지만, 성능에 대한 의심이 든다면,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지금 우리가 타고 다니는 가솔린자동차야 말로 싸게 만들기 위해서 성능을 희생한 자동차니까.
◆자전거는 자동차 보다 탄소를 적게 배출한다?
자전거매니아 A씨는 10km 떨어진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 아끼는 자신의 고급 MTB 자전거를 이용했다. 자전거를 타면서 목을 축이기 위해 생수 1병을 마셨고, 땀이난 몸 때문에 10분간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A씨가 마신 생수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160g, 10분간 샤워로 발생한 탄소배출량 833g, 간단한 옷을 세탁하기 위해 발생한 탄소배출량 88g을 더하면 1081g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경우 10km를 이동하기 위해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0.9g, 버스는 172g,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나홀로 운전하는 경우 953g의 탄소가 배출되는 것을 고려하면 A씨의 선택은 그다지 환경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전거가 교통수단이기 보다는 운동기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A씨에게 자전거는 환경을 아끼는 수단이기보다는 자신의 헬스기구 정도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자전거가 생활형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은 유럽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자전거의 종류. 자전거로 산에 올라본 경험이 없는 사람조차도 MTB자전거를 사는 우리와 달리 대부분의 자전거가 치마를 입어도 탈 수 있는 도시형 자전거다. 뿐만 아니라 최근 유럽에서 자전거의 대세는 전기자전거다. 땀을 흘리지 않고, 오르막도 쉽게 올라가는 장점 때문에 생활형 자전거로 아주 적합하다. 유럽의 대중성 있는 한 자전거 제조 회사의 전년도 출고 자전거 중 4/5 가량이 전기자전거다.
◆철도는 언제나 환경친화적이다?!
자전거 뿐만 아니라 철도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이 될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려면 KTX를 타세요, 소나무 11그루를 심으시는 겁니다.’ 철도공사의 홍보문구다. 또 정확한 사실이다. 서울-부산의 교통수단 별 탄소배출량을 보자. 70% 정도의 탑승률이라는 가정으로 보면, KTX는 1인당 10.6kg,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새마을호는 16.6kg, 우등고속버스 16.4kg, 항공기 52kg, 나홀로 중형 자가용 90.3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단연코 KTX의 탄소배출량이 낮다.
![왼쪽의 고속철도는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낮춘 고속교통 수단이다. 오른쪽은 친환경 항공기종인 A330, 하지만 1인당 탄소배출량은 고속철도의 4배 이상이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3/22/jungi_2.jpg)
하지만, 철도가 언제나 환경친화적일까? 정선선을 운행하는 무궁화호열차를 보자. 정선선을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는 평균 탑승률이 20%미만이며, 전철화가 되지 않아 디젤전기기관차를 사용한다. 이 경우 1인당 정선선 46km가량을 이동하며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15.1kg이다. 나홀로 중형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에 배출한 9.7kg의 이산화탄소보다도 더 많은 수치다.
![왼쪽은 일본의 하이브리드 열차, 오른쪽은 정선선의 2량 디젤열차(기관차-객차2량-발전차). 수용인원은 비슷하지만 탄소배출량을 놓고 보면, 동차형의 장점과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한 일본의 경우가 훨씬 적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3/22/jungi_3.jpg)
일반적으로 자가용과 항공기의 탄소배출이 많다. 하지만, 철도나 자전거라고 해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무조건 어떤 교통수단을 장려하는 것보다 ‘어떻게’에 초점을 맞춘 정책과 사용자의 이해가 필요하다.
전자신문인터넷 객원기자 조범동 losci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