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CT산업 경쟁력 측정지수에 통계 착시가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25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이 발표한 `이코노미 인텔리전스 유닛(EIU)` 지수의 측정기준과 데이터소스 출처 등이 중간에 바뀐 채 산출돼 객관성 확보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IU 지수 추락이 ICT거버넌스 논의의 근거로 쓰여 정확한 논의를 위해서는 인용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IU 지수는 매년 EIU가 조사하고 BSA에서 발표하는 ICT산업 경쟁력지수로, 총 26개 항목을 기반으로 총점을 산출한다.
이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전체 3위에서 2011년 19위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나 ICT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돼왔다. 그런데 큰 폭의 추락은 EIU 지수 평가항목 중 2010년을 기점으로 측정기준과 데이터소스 출처가 바뀐 항목이 원인이다. 이것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EIU 지수에서 한국 순위가 현격하게 떨어진 원인은 `R&D 환경` 부문이 지목된다. 이 지표는 ICT특허 출원 수 증감추이로 점수를 매긴다. 평가항목 중 12.5%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크다. R&D 환경 부문은 2009년까지 인구 100명당 국내 신규 특허 등록수를 측정하는 절대평가 방식이었다. 2011년에는 전체 특허 등록수 대비 국내 신규 특허 등록수라는 상대평가 방식으로 평가체계가 바뀌었다. 지경부가 계산한 결과, 2007년과 같은 방식으로 측정할 경우 우리나라 2011년 EIU 지수는 전체 2위가 된다.
전체 평가지표 중 7%의 비중을 차지하는 `인구 100명당 PC보유 비율` 항목에도 측정오류가 있었다. 이 지표는 우리나라가 2009년에서 2011년 사이 PC보급률이 내려간 것으로 나왔지만 이는 EIU의 데이터 출처가 피라미드 리서치에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데이터로 변경된 데 따른 결과로 ITU 데이터만 놓고 봤을 때 PC 보급률은 2007년 53.2%에서 2008년 54.4%로 오히려 증가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EIU 지수는 객관성이나 공정성을 담보한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며 IT인프라 및 경쟁력을 평가한 각종 지수에서 우리나라 순위는 세계 1위를 기록하거나 2008년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세”라고 전했다.
BSA관계자는 “데이터소스, 측정기준에 따라 유불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개선이 필요하면 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EIU 지수는 그 해의 국가별 상대평가 지수로만 이해해야 하며 절대지수 산출이 목적이 아니어서 특정 국가의 EIU 지수 연간 추이를 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한편 UN이 발표하는 전자정부발전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ITU의 정보통신발전지수와 일본 총무성이 발표하는 ICT국가경쟁력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