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광주디지털정보가전 분야의 대표기업으로 손꼽히는 광동하이텍(대표 윤만호)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 세탁기용 부품을 납품한다. 지난해 4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09년 250억원에서 2년 만에 두배 가까운 성장세다. 생산제품의 90% 이상을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이 회사는 기술혁신과 불량률 감소운동을 통해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였고 이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로 이어졌다.
#2. LED조명 제조회사로 출발한 샤론테크(대표 장윤환)는 지난 2008년 일본에 수출한 LED 조명이 현지 시공사 부주의로 대형화재로 이어지면서 관련 사업을 모두 철수해야만 했다. 이 회사는 눈물을 머금고 이듬해 조선대첨단산학캠퍼스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디지털정보가전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신기술 개발에 올인했다. 1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골밀도이어폰과 IT보청기 개발에 성공한 이 회사는 2010년 매출 5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8억, 올해는 15억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정보가전, 광주 `핵심산업`으로=냉장고 등 기존 백색가전에 최첨단 IT기술을 접목한 광주 디지털정보가전산업이 정부와 지자체, 전문연구기관의 맞춤형 지원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분위기 확산에 힘입어 매년 4000억원 가까운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광주시의 지원으로 전자부품연구원 광주지역본부(본부장 김세영)는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지역 중소기업 290곳을 대상으로 `디지털정보가전 사업화 기반구축사업`을 진행했다.
이 결과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의 디지털정보가전 분야 매출은 3조3350억원이다. 광주 가전산업 전체 매출 규모 7조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해 지역 핵심전략산업으로 떠올랐다. 실제 디지털정보가전 기반구축사업이 시작된 첫해인 2009년 2조6000억원에서 2010년 2조9510억원을 거쳐 매년 3000억 이상 고공성장 행진을 이어왔다.
김세영 본부장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기술이전 컨설팅 등 기업지원기관의 맞춤형 지원이 주효, 괄목할만한 성과로 이어졌다”며 “광주가 디지털정보가전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산학연관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고가 연구장비 구축·신생기업 지원 주효=광주시와 전자부품연 광주지역본부는 애로기술 해소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이 구입하기 힘든 고가의 연구장비 구축에 공을 들였다. 대당 수억원에 달하는 시제품 생산 장비인 3D진공포밍 성형기를 비롯해 LTE 통신 테스트 등 47종의 전문장비를 구축해 기업들 연구개발을 지원했다.
신규창업 유도를 위해 저렴한 비용에 창업보육실을 오픈해 20여곳의 신생기업 설립을 지원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고아정공 등 7곳의 외지기업도 광주로 새롭게 둥지를 틀면서 관련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중소기업들은 차별화된 아이템과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섰다. 센서 전문제작업체인 코리아디지털(대표 정규철)은 회사의 고민거리였던 센서의 불량원인을 꼼꼼히 분석·개선해 올초 네덜란드 수출길을 열었다. 유럽시장에서 연수출 20억원 가량의 성과를 얻은 이 회사는 기세를 몰아 미국, 남미 등 해외시장 개척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LCD도광판 필름 제조기업인 티디엘(대표 김유신)은 국내 LCD 제조사의 이물질 유입 클레임 해소로 연간 4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1년 금형사출기업으로 출발한 휴먼전자(대표 최윤식)의 경우 BTB커넥터와 FPC커넥터, LCD TV웰마운트 등 신제품을 잇따라 개발했다. 매출도 2009년 184억, 2010년 219억에서 지난해에는 20억원 가까이 늘어난 245억원을 기록했다.
광주시도 신규과제 발굴 및 사업화 지원을 위해 산학연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중소기업을 도왔다. 시는 지난 2009년 200여곳의 지역 기업들이 참여하는 광주정보가전진흥협회를 만들어 기술세미나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은옥 광주시 전자산업담당 사무관은 “스마트TV 기반 홈관리 시스템과 IT융복합 스마트센서 산업 등 신성장산업을 견인할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중소기업 상생모델 `눈길`=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광주지역 300여곳에 달하는 협력사들의 제품혁신 및 전사적 경영관리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동반성장 분위기 확산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2008년부터 25명 규모의 협력사 지원 전담조직을 구성, 품질개선 컨설팅 협력사 교육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사업장은 지난해 국내외를 대상으로 총 161건의 지원 활동에 나섰다. 협력사 납품대금 지불개선 및 상생펀드 수혜도 확대했다.
광주사업장은 지난해 5월부터 219개사의 대금 결제방식을 연 2회에서 4회로 두배 가까이 늘렸다. 기업은행과 공동 출연해 거래 협력사에 저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상생펀드를 조성 지난해 55개사에 910억원을 지원했다.
협력사 동반성장 우수사례 시상을 통해 혁신제품 개발에 동참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하남산단내 조립금속제품 기업인 동양정공과 뉴모텍, 대동, 태정산업 등 지역기업 4곳이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들 기업들은 삼성전자의 주력협력업체로 선정돼 기술개발부터 경영 인프라 구축까지 다양한 지원 혜택을 받는다.
이같은 나눔경영에 힘입어 2002년 1조1492억의 매출을 보인 광주사업장은 내수와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해 5조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지역경제의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고범석 삼성전자 홍보과장은 “협력사들과 상생모델을 구축해 부가가치가 높은 디지털정보가전 위주의 신제품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며 “IT융복합기술을 접목한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지역기업과 성장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