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현장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2012년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139만 명의 응답자 중 12.3%인 17만 명이 최근 1년 이내에 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통해 학교폭력의 전국적인 경향과 심각성이 확인되었다. 동시에 그동안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당한 학생들이 안심하고 신고 할만한 곳이 부족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피해 학생들이 보복과 불이익이 두려워 신고를 피하기도 했지만, 일부 학교의 경우 신고를 받은 경우에도 학교 명예를 지킨다는 이유로 폭력 사례를 은폐하는 사건도 있었기 때문.
이러한 기존의 학교폭력신고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신고할 수 있는 익명제보사이트가 등장해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오픈한 ‘레드휘슬’은 간편하게 익명으로 학교폭력을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레드휘슬의 익명제보시스템은 회원가입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익명서버를 사용하여 IP추적이 불가능하다. 또한 세계적인 고발사이트 ‘위키리스크’의 서버가 있는 스웨덴의 데이터 센터에 메인 서버를 구축하여 정보에 대한 철저한 보안을 보장한다
▲스마트폰용 간편신고 방법개발, ‘클린스티커’도 무료로 제작해줘
레드휘슬은 PC 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빠르고 편리하게 신고가 가능하다. 신청한 학교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기관별 제보 QR코드가 인쇄된 ‘클린 스티커’를 무료로 제작?배포해준다. 이는 레드휘슬측이 특허출원 등록한 것으로 스티커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기만 하면 바로 해당 학교나 공공기관에 대한 익명신고창으로 연결되는 것. 이러한 방법은 스마트 폰 시대에 맞는 간편한 신고방법으로 기존의 복잡하고 번거로웠던 신고절차를 대폭 개선하여 신고문화의 정착과 함께 부정부패에 대한 예방적 효과 또한 클 것으로 기대된다.
▲부정부패, 비리제보에도 효과적
이와 같은 익명제보시스템은 학교폭력신고 외에 공공기관의 비리제보나 부정부패 신고에도 활용된다. 제보된 내용은 자동으로 해당 기관의 감사부서에 이메일과 SMS로 전송되는 시스템이다. 제보내용은 관리자인 레드휘슬 측도 볼 수 없도록 프로그램화 되어 있다. 해당 기관은 제보와 신고를 토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며 제보자는 자신이 설정한 비밀번호를 통해 사후처리를 확인할 수 있다.
▲시민봉사단을 통한 적극적 모니터링 활동도
레드휘슬은 제보자의 신고뿐 아니라 레드휘슬 측에 자발적으로 결집한 ‘시민 모니터링 자원봉사단’의 부정부패 사례 및 학교폭력사례 모니터링과 신고를 통해 보다 청렴한 사회 풍조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수 변호사, 의사 등 100명의 전문가와 학생, 직장인, 주부 등 6,000여 명의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 자원봉사단은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이 이어지고 있으며 프로야구 선수 진갑용, 신명철과 프로농구선수 김태형, 유성호 등 운동선수들도 함께 동참하고 있다.
레드휘슬 관계자는 “부정부패, 비리척결은 조직의 사활이 걸린 문제인만큼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지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기관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까지는 부정부패의 근절 활동이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졌지만 향후 부정부패 및 비리 문제는 민?관이 함께 문제해결의 주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도 레드휘슬의 익명제보 시스템을 환영하고 있다. 한 공공기관의 감사관 A씨는 “레드휘슬을 통한 익명제보가 활성화 되면 기관의 입장에서는 이 제보를 전달받아 내부 비리를 적발하고 조직을 추스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입장을 반영하듯 레드휘슬에는 각종 기관과 기업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공공기관에도 부패척결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 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레드휘슬의 시민자문위원단(시민 모니터링 자원봉사단) 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시민자문위원단의 명단과 남긴글도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전자신문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