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자영주유소, 제2 알뜰주유소 가능할까

SK자영주유소 일부가 모여 추진 중인 제2 알뜰주유소의 성공여부가 관심이다.

한국자영주유소연합회(옛 SK자영주유소연합)는 최근 석유제품 공동구매를 위한 석유판매 회사 한국글로벌에너지(대표 정원철)를 설립하고 28일 한국석유공사와 석유유통 전반에 걸쳐 상호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글로벌에너지 구입 물량과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물량을 서로 필요에 따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글로벌에너지는 “SK자영주유소 77개가 현재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며 “이번 협력으로 보다 저렴한 석유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유류 저장탱크도 울산에 마련했고 전국 운송망 체제도 갖추었다.

문제가 되는 대리점-주유소 간 전량 구매조항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이 조항은 해당 주유소가 계약을 맺은 대리점 물량을 전량 구입한다는 사적 계약에 따른 것이다.

정원철 글로벌에너지 대표는 “SK에너지 대리점이 전량 구매조항 위반으로 SK에너지 상표를 떼고 카드 혜택을 없애면 제2 알뜰주유소와 같은 자체 상표를 만들어 공급할 예정”이라며 “공동 구매로 가격을 낮춰 회원사에 공급하면 참여 주유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참여 주유소도 적고 주유소들이 정유사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SK에너지 측에서도 글로벌에너지 출범에 따른 SK자영주유소 이탈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일단 물량 자체가 1개 대리점 물량의 절반도 되지 않는데다 실제 참여 주유소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SK에너지 관계자는 “SK에너지는 주유소와 직접 계약 당사자가 아니지만 공동 구매 물량을 공급받는 주유소는 대리점과의 계약 위반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받게 될 것으로 안다”며 “글로벌에너지 자체가 아직 실체가 없어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