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포드자동차가 국내에서 기술세미나를 열었다. `THE POWER OF CHOICE`를 주제로 포드 차에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미국 차`라고 하면 아무래도 차체가 크고 그만큼 `기름도 많이 먹는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요즘의 포드는 주요 시장들에서 동급 최고의 연비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내년까지 모든 세그먼트에서 최고 수준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여기에 밑바탕이 되는 것이 네 가지의 새로운 파워트레인과 다양한 연비 향상 기술들이다. 새 파워트레인은 전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리고 에코부스트를 말한다.
이날 함께 진행된 시승행사에서는 포드의 퓨전 하이브리드와 익스플로러 2.0 에코부스트를 운전할 기회가 주어졌다. 익스플로러 2.0 에코부스트는 기존 모델에 탑재되던 4.0리터 V6 엔진 대신 2.0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이러한 다운사이징을 가능케 한 것은 포드가 `에코부스트(EcoBoost)`라고 부르는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 기술이다. 경제성과 힘을 동시에 잡는다는 의미를 가진 에코부스트의 핵심은 직분사와 터보, 그리고 가변 밸브타이밍 기술이다.
과거의 터보는 차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동원됐지만 포드는 이를 더 작은 엔진에 적용해 큰 엔진을 대체하는데 이용함으로써 연비를 향상시키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이전보다 힘을 높일 수 있었다. 기존 터보의 단점이었던 반응 지연이나 저온에서의 시동 문제, 내구성 등은 직분사와 가변밸브 타이밍과의 조화를 통해 기술적으로 해결했다.
포드는 에코부스트와 관련해 125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에코부스트를 친환경 기술의 상징이자 글로벌 지속 가능성에 중대한 역할을 할 핵심 기술로 꼽는 포드는 내년까지 총 150만대의 에코부스트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고, 북미 라인업의 90% 이상, 글로벌 라인업의 80% 이상에 에코부스트를 올릴 계획이다.
현재 포드의 에코부스트는 크게 네 가지 배기량으로 나뉜다. 국내에도 출시된 토러스SHO의 3.5리터 V6, 익스플로러의 2.0리터 4기통 외에 1.6리터 4기통과 1.0리터 3기통이 있다. 이중 1.6 에코부스트는 올 여름에 포드의 신형 이스케이프에 얹혀 국내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콤팩트 SUV인 기존 이스케이프는 2.5리터 173마력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신형 모델은 1.6리터 엔진으로 동일한 출력을 내며, 연비가 월등히 좋아진다. 중형차 퓨전의 경우에도 지금은 2.5리터, 3.0리터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만,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차세대 모델은 연비 위주의 1.6 에코부스트와 성능 위주의 2.0 에코부스트를 탑재한다. 빠르면 연말쯤 국내에 도입될 수 있다. 대형차 포드 토러스는 그간의 주력이 3.5리터 V6였지만 하반기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2.0 에코부스트 버전이 국내에 소개된다.
`준중형차는 1.6리터` `중형차는 2.0리터`라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굳어진 상황에서는 이러한 행보가 마냥 자신감 넘칠 수만은 없다. 새로운 기술의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심을 풀어줘야 하는 과제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1.0리터 이하 엔진을 탑재한 소형차, 준중형차의 출시 소식이 들리는가 하면, 볼보는 가장 고급 차종인 S80에 1.6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해 판매하고 있으며, 아우디는 대형세단 A8에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버전을 5월부터 유럽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