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R&D4.0] R&D에 인증, 표준화 참여시켜야

표준화 기반조성이 시급하다. 정부는 IT진흥을 위해 연구개발(R&D)에 역량의 대부분을 쏟고 있지만 R&D과제에 표준이나 시험인증 등 기반구축 카테고리가 빠져 있어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월 `2012년도 정보통신기술진흥 시행계획`을 발표하며 기술개발, 인력양성, 표준화, 기반조성 4대 부문에 95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중 표준화 예산은 80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작년 대비 5억원이 줄어 5.9%의 감소율을 보였다.

국내 기술의 세계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기술표준원(이하 기표원)이 시작한 `국가표준 기술력 향상사업` 예산은 올해 37억원 증액됐지만 총 225억원으로 민간의 요구에 턱없이 못 미치는 액수다. 기표원의 수요 접수 결과, 올해 국제표준 및 국가표준으로 개발해야 할 신기술 과제는 작년 대비 169.1% 증가한 331건에 달한 바 있다.

우리나라 R&D 성공률이 높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실에서 탄생한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한 확률은 반(약 44%)으로 뚝 떨어진다. 구슬을 두 개 만들면 한 개만 꿰어 팔고 있는 셈이다.

융·복합 트렌드에 따라 첨단 융합 IT가 지속적으로 개발되는 가운데 관련 표준 선점은 시장주도권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표준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0년 8개 과제를 국제표준으로 개발해 얻은 직접적인 경제 부가가치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정부 과제를 수행하는 중소기업 대부분은 표준화를 자체적으로 진행할 만한 여력이 없어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정부 R&D 과제를 수주해 기술개발에 성공해도 상용화로 이어지지 않아 대기업에 기술 가치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흡수되는 사례도 많다.

이에 관련된 예산 확충과 정책적 배려가 필수인 상황이다. 정부 R&D 과제 발주를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산하기관 관계자들은 R&D 과제 사업화의 마지막 관문인 표준화 및 시험인증 절차가 하나로 묶여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표원 관계자는 “표준화와 시험인증이 R&D 과제와 하나로 묶여야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단순한 기술개발이 아닌 기업 경쟁력 강화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한 산하기관 관계자는 “적어도 사업을 전제로 하는 R&D는 시험인증과 같이 참여할 수 있게 할당을 하면 된다”며 “이 같은 정책 배려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인식부족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