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전기를 대량생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E=MC2(에너지는 질량×빛의 속도를 제곱한 값)이 존재한다. 핵분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로 제작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인류와 함께 나눔과 변화를 실천하는 `착한 과학`이 인간의 삶 곳곳에 자리한다. 대단한 것에서 소소한 것까지 지구를 살리고, 위험으로부터 인간을 지켜주는 힘은 과학기술에서 나온다. 전자신문은 한국연구재단과 공동으로 교육과학기술부가 수행한 인류에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 줄 `착한` 기초과학기술 과제 6개를 찾아 3회에 걸쳐 싣는다.
◇무동력 정수시스템 `옹달샘`=조재원 광주과학기술원 환경공학과 교수가 전기가 필요 없는 물 정화 장치 `옹달샘`을 개발, 아프리카 등지에 보급하고 있어 화제다.
이 기술은 지구상에는 물 오염 때문에 고통 받는 국가가 많다는 것에 착안해 개발했다. 특히 전기시설이나 수도 관련 기반시설 없이 `안전한` 물을 공급할 수 있다.
방식은 간단하다. 분리막(멤브레인) 기술을 이용했다. 물속 입자성 물질이나 박테리아는 마이크로막으로 걸러낸다. 비소나 수은 등 중금속과 유독성 유기물질, 석회석 등은 나노막을 적용한다. 물 상태에 따라 적용 방법이 달라 오염수 처리 효과가 높다.
연구진은 이 `옹달샘`을 케냐 코르마을, 남수단 아강그리알 마을, 아이티, 베트남 안장성(메콩델타), 몽골 다리흐 마을 등에 총 6대를 기부했다.
조재원 교수는 “아이티의 경우 마을 단위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외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지역과 석회석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필리핀 다리흐 , 중국 연변 등에 이 `옹달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막화 지역서 잘 자라는 식물 개발=이상열 경상대학교 생화학과 교수는 사막화 방지를 위한 고온 및 건조 스트레스 저항성 식물체의 생체방어기작을 밝혀내 관심을 끌었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서 잘 자라는 식물 개발을 위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이 교수는 산화환원 반응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티오레독신 계열의 단백질이 고온이나 건조 등의 환경변화에 대해 빠른 속도로 거대분자 단백질 복합체로 변신하고, 샤페론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밝혔다. 샤페론은 생체 고분자 변성을 방지하고 스트레스로부터 식물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말한다.
이 교수는 “식물이 사막에서도 잘 자랄 수 있을까. 특히 찌는 더위와 건조함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가 연구의 시발점이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면 식량난과 황사현상 같은 환경재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실용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환경재해에 내성을 가지는 형질전환 식물체에 중금속 흡수 유전자를 첨가하는 방법으로 폐광지역 중금속 제거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