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공동 출자해 만든 제3섹터형 IT기업이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제3섹터형 IT기업`은 지방자치단체 등 공기관과 지역 민간기업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지역 IT공기업을 말한다. 제3섹터형 기업은 현재 전국적으로 30개 이상이 운영 중이다. 이중 IT기업은 1990년대 말 대구종합정보센터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5개 정도가 설립됐다. 하지만 현재 경남도와 창원시가 출자한 가온소프트와 광주시가 출자한 광주광역정보센터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가온소프트 “원하면 언제든 매각”=가온소프트는 경남도가 25.7%, 창원시가 1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 당시 경남도는 9억원, 창원시는 4억원을 출자했다. 현재 최대 주주는 45.7%를 갖고 있는 케이앤아이씨다.
경남도는 김두관 도지사 취임 초부터 가온소프트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경영상태가 크게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지역 IT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다`는 비판 여론이 높았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여러 통로로 인수자를 물색했으나 실패했다. 지난 해 말에는 신성델타테크에서 케이앤아이씨로 민간 최대 주주가 변경될 때 보유 지분 일괄 매각을 타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가온소프트의 출발은 민관이 지닌 장점을 결합, 불모지와 다름없던 경남지역 IT산업을 활성화시켜 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역 IT공기업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부실경영으로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행안부의 정리 권고도 이어졌다. 특혜 시비와 운영비리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00년 설립 이후 민간 최대주주가 세차례나 바뀌었다. 지역 내에 신생 IT기업이 생겨나면서 공정성 시비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최근 전문 IT기업이 최대주주가 돼 실적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여 이후에는 지분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지분 인수기업이 나타나면 언제든 넘길 계획”이라 말했다.
◇광주광역정보센터 올해내 정리추진=광주시는 광주광역정보센터 보유 지분 19%를 민간에 매각하려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한 차례 지분 6%를 매각한 바 있다.
하지만 경남도와 마찬가지로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광주시는 당분간 자립화 지원을 계속하면서 올해 내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광주광역정보센터는 지난 1997년 광주시와 광주은행, 청전 등 민관 9곳이 자본금 21억원을 들여 설립했다. 공기관의 시스템통합 사업을 중심으로 지역 IT리딩 컴퍼니가 되겠다는 목표였지만 현재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설립 당시 제기됐던 공기능이 미약했고 민간 영역을 침범한다는 비판 여론도 여전하다. 현 최대 주주인 모기업의 계속된 경영악화로 광주시가 다시 센터 운영을 떠안아야할 처지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2005년 제주도는 JS소프텍의 도 출자 주식 16만주를 일반에 매각했다. 또 대전시와 4개 구청이 지난 2000년 공동출자했던 K3I 지분을 지난 2007년 민간에 넘겼다. 대구시가 출자했던 전자화폐업체 티아이엔시(구 대구종합정보센터)는 회사가 아예 정리됐다.
표-제3섹터형 지역 IT공기업 현황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