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R&D역량 양극화 심화

기업연구소가 폭발적 증가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연구개발(R&D) 역량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29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기업연구소는 2만4291개(중소기업 2만2876, 대기업 1415)로 집계됐다. 기업연구소 인정제도 도입 30년 만에 458배 성장한 규모다.

하지만 기업연구소 84%는 연구원 10인 미만 소규모 조직이다. 연구원 5인 미만 연구조직도 41.2%에 달했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중소기업 R&D여력이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협회는 풀이했다.

특히 5인 미만 연구조직이 비율은 지난 2008년 8.1%에서 지난해 41.2%로 높아졌다. 기업 규모에 따른 R&D역량 격차가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양극화는 R&D 예산에서도 나타난다. 기업 R&D는 올해 4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차지하는 금액은 각각 9조2953억원, 31조7604억원으로 중소기업 비중은 22%에 불과했다.

상위 20개사의 R&D투자 집중도도 매년 높아졌다. 20개사 집중도는 2009년 52.7% 2010년에는 55.6%로 높아진 데 이어 지난해는 60.1%에 달했다.

산업계 연구인력은 22만6168명으로 세계 6위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종사 연구원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7%로 집계됐다.

고급 R&D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박사급 고급 연구인력 19만666명 중 산업체 종사자는 42%며 박사급 연구인력 중 산업체 종사비율은 18%에 불과하다. 때문에 중소기업 57.7%가 R&D인력 부족상태를 겪으며 고학력 전문인력 부족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김이환 부회장은 “산업계 R&D는 지난 30년간 특정연구개발사업 등 성공적 진흥정책으로 폭발적 양적 팽창을 이뤘지만 질적 성장은 미흡하다”며 “상위기업에 R&D자원 편중을 막고 R&D지원 정책도 산업계 수요에 부응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