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보급형 TV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가격대비 성능`을 앞세워 유통사가 기획상품으로 내놓는 `반값TV`와 직접 경쟁할 모델들이다.
29일 가전·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요 매장을 통해 4가지 보급형 TV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6인치는 44만9000원, 32인치는 75만원, 40인치는 105만원, 46인치는 153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LED 백라이트를 탑재한 TV로 스마트와 3D 기능은 탑재하지 않으면서 가격을 낮췄다. 제품 디자인이나 두께도 프리미엄 모델과는 차이가 있다.
LG전자도 이달 중순 이후 32인치와 42인치 LED TV를 70만원, 100만원선에 유통가에 선보였다. LG전자는 추가로 3D기능을 탑재한 TV를 포함해 보급형 라인업을 보다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42인치형 3D LED TV를 120만원 이하로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반값TV 시장에 대응하고 줄어드는 LCD TV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보급형 LED TV를 내놨다.
삼성과 LG의 저가형 TV는 유통가에서 각각 `국민TV` `알짜TV`로 불리고 있다.
삼성·LG 제품은 `반값TV`로 불리는 유통사 자체브랜드(PB) TV보다는 가격이 비싸다. 32인치 모델 기준 반값TV가 49만원선에 거래되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대기업 제품은 15만~20만원 정도 더 값이 나간다. 하지만 가격 이외에 성능이나 신뢰도에서 세계 1·2위 브랜드 제품이라는 것은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만 비교할 것이 아니다. 제품 신뢰도와 브랜드, 사후서비스(AS)까지 고려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미 10여개 브랜드가 나와있는 `반값TV`에다 삼성·LG까지 보급형 제품 확대에 나서면서 내수 TV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반값TV`가 프리미엄화만 유도하던 대기업 제품 전략에 변화를 준 것은 순기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고급제품화를 통해 꼭 필요하지 않은 기능까지 탑재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권해왔던 것도 사실”이라며 “반값TV 열풍으로 대기업까지 보급형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