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와 표준화가 선행돼야만 기업 변혁(transformation)이 가능합니다. 오라클은 90년대 후반부터 단일화 작업을 추진해 수많은 인수 작업 속에서도 생산성과 민첩성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마크 선데이(Mark Sunday) 오라클 수석부사장 겸 최고정보책임자(CIO)는 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전자신문과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주최로 열린 한국CIO포럼 월례조찬회에서 10여년간 진행된 오라클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오라클은 국가별로 상이한 재무, 인사, 조달, 법무 등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단일화하는 것에서부터 혁신을 시작했다. 생산성 향상과 고객 만족도 제고는 글로벌 통합 단일 프로세스에서만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산재해있던 40개 데이터센터도 2개로 통합하고 70개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은 오스틴 데이터센터로 일원화했다.
선데이 CIO는 “글로벌 차원에서 표준 프로세스를 만들면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 정합성이 높아지고 본사 지원도 용이해진다”며 “단일화와 표준화를 추진한 지 3년 후에 살펴보니 부문별로 최대 15% 마진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마진과 운영효율성 제고보다 더 큰 수확은 `민첩성(agility)` 향상이다. 비즈니스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7년여간 인수한 90개 기업과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데도 큰 힘이 됐다.
대표적 사례가 선마이크로시스템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은 거대 하드웨어 기업을 인수하면서 `재고`라는 생소한 개념에 직면했다. 원활한 재고관리를 위해 공급망관리(SCM)뿐만 아니라 생산, 유통과 물류 분야에도 신경 써야 했다.
선데이 CIO는 “인수 직후부터 발주나 이메일 등 모든 프로세스를 오라클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하는 등 단일화 체계를 수립했다”면서 “우려와 달리 빠른 시간 내에 리드타임을 줄이고 물류 역량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첩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선데이 CIO는 “모든 조직은 그들이 응당 가져야 할 IT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단일화와 표준화, 통합에 얼마만큼 강력한 의지가 있는가가 기업 혁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선데이 오라클 CIO의 자세한 발표 내용은 CIO BIZ+ 홈페이지(www.ciobiz.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