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스위스 `W490`
覆車之戒(복거지계:앞사람의 실패를 뒷사람이 교훈으로 삼음)
소독약 없어도 물이 공기를 씻어주는구나
에어로스위스 `W490`은 요즘 인기를 끄는 에어워셔다. 내부 공기를 빨아들여 물로 씻어낸 뒤 내보내 실내 공기 정화는 물론이고 습도를 쾌적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24시간 내내 쓰는 제품인 만큼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선풍기처럼 팬이 돌아가는 제품이어서 소음이 너무 크지 않을지도 관심거리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써 보고 확인해봤다.
◇검증 포인트
·소비 전력과 예상 전기요금
·소음 정도
·청소·유지보수가 쉬운지
◇에어로스위스 측 설명
·소비전력을 18W 수준으로 낮췄다
·따로 살균제를 넣을 필요가 없다
·주간·야간 모드를 따로 두어 작동 소음을 줄였다
◇디자인-`편의·기능` 다 잡은 터치 버튼
W490은 유선형 본체에 터치 버튼을 달아 깔끔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우주선을 닮은 형태로 화제를 모았던 이전 모델처럼 튀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어디에 놔도 어울리는 맛이 좋다.
에어워셔는 크기에 따라 공기를 빨아들이고 내보내는 방향에 차이가 많이 난다. 넓은 면적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제품은 공기를 양옆에서 빨아들이고 위로 내뿜어 공기 정화를 효율적으로 돕는다. 이와 반대로 W490 같은 소형 제품은 공기를 제품 위에서 빨아들여 양옆으로 내보낸다. 공기를 빨아들이는 팬 크기를 작게 만들어 회전 소음을 낮추고 제품 크기는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본체 오른쪽 위에 자리한 터치 버튼은 모두 4개로 희망 습도와 작동 모드를 조절할 수 있다. 제품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터치 한 번이면 습도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 편하다. 물이 떨어지거나 살균 작용을 하는 이온스틱 교체 주기가 되면 경고등도 알아서 켜진다.
에어워셔는 세정제로 물을 이용하는 만큼 자주 보충해줘야 한다. 시중에는 본체를 일일이 열어 수조에 물을 부어야 하는 제품도 많다. W490은 본체 뒤에 있는 물탱크를 이용한다. 용량은 7ℓ로 뚜껑을 열어서 수돗물을 붓고 물탱크를 다시 끼워주면 그만이다. 물탱크에는 손잡이가 있어 운반하기 편할 뿐만 아니라 물을 채운 채 거꾸로 들어도 물이 새거나 흐르지 않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본체를 편하게 옮길 수 있는 바퀴가 없다는 것이다. 물을 넣지 않은 상태의 무게는 6㎏이다. 하지만 물을 가득 채우면 1㎏ 이상 늘어나는 만큼 양손으로 들어서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성능-야간 모드 `밤에도 소음 제로`
에어워셔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 사용 면적과 가습량이다. W490은 50㎡(15평) 공간에서 쓸 수 있다. 최대 가습량은 300㏄가량. 밥 한 공기 분량 물을 자연 증발시키는 셈이다. 조절한 습도에 따라 다르지만 6시간 만에 물탱크의 절반 가까운 양을 소모한다.
모드는 일반과 야간 두 가지 가운데 고를 수 있다. 일반 모드는 주간 모드로 외부 공기를 빨아들이는 팬이 정상 속도로 작동한다. 야간 모드를 택하면 팬 회전 속도를 떨어뜨려 소음을 낮추며 제품 가까이 가야 소음을 들을 수 있을 정도다.
제조사가 밝힌 소음은 25㏈ 정도다. 36㏈ 실내에서 제품을 켜놓고 1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소음을 측정해 봤다. 결과는 바로 옆에서는 44㏈, 1m 떨어진 위치에서는 40㏈다. 야간 모드에서 측정하면 근거리에서는 40㏈, 1m 떨어진 위치에서는 36㏈다.
가장 시끄러울 때에도 사무실이나 식당, 백화점 등에서 흔히 들리는 소음 수준으로 만족스럽고 야간 모드를 이용하면 36㏈까지 소음이 떨어진다. 실제로 이용할 때는 거의 소음을 느낄 수 없는 셈이다.
또 다른 검증 요소는 소비전력이다. 제조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제품은 최대 18W를 쓴다. 실제로는 어떨까. 작동 모드를 대기와 일반 모드, 야간 모드로 각각 설정한 상태에서 실제로 얼마나 전력을 소비하는지 확인해봤다. 대기 모드 1W 미만, 일반 모드 14.1W, 야간 모드에서는 7.1W를 쓴다. 여기에 미리 지정해놓은 습도에 도달하면 알아서 전원을 끄는 기능을 더해 실제 전력 소모량은 이것보다 훨씬 더 낮다.
W490을 한 달 동안 쓴다면 전기요금은 얼마나 나올까. 간단하게 확인해 봤다. 주간 모드로 16시간, 야간 모드로 8시간 쓴다고 가정할 때 하루 전력소모량은 282.4W, 한 달이면 8.47㎾(8472W)를 쓴다. 한국전력이 제공하는 전기요금계산기로 확인해보니 1130원이 나온다.
◇W490 소비 전력 (단위:W)
작업 종류소비 전력
대기 시0.9W
일반 모드14.1W
야간 모드7.1W
※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가장 높은 값을 확인한 결과
◇W490 작동 시 소음 (단위:㏈)
구분 근거리1미터 떨어진 위치
일반 모드44㏈40㏈
야간 모드40㏈36㏈
※ 소음이 36㏈ 수준인 실내에서 디지털 소음계 `TES-1352A`로 측정했을 때
◇기술-오염물질 제거 핵심은 디스크
에어워셔의 원리는 대동소이하다. 먼지나 이물질을 담고 있는 외부 공기를 빨아들인 다음 수조 안에서 천천히 회전하는 디스크에 오염물질을 달라붙게 해 수조 아래로 가라앉히고 수분을 머금은 깨끗한 공기를 내보내는 식이다.
물론 흡기·배기 과정에서 각종 필터 장착 여부에 따라 이 단계가 복잡해질 수 있다. 하지만 W490은 가장 간단하게 흡기·세정·배기 3단계로 이뤄졌다. 청소나 소모품 교환 횟수가 적고 청소하기도 간단하다.
또 한 가지 중요하게 따져볼 점은 직접 외부공기와 접촉하는 디스크 크기와 장수다. 디스크가 많이 달려 있고 지름이 클수록 보다 효율적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제품은 원가 절감을 위해 디스크 장수를 줄이거나 디스크 지름을 줄이기도 한다. 이때 제대로 된 공기 청정 효과를 얻을 수 없다.
W490은 디스크 21장, 디스크당 지름은 26.5㎝에 달한다. 디스크 절반이 잠겨 있고 나머지 절반이 항상 회전하면서 외부 공기와 접촉하는데 이 때 외부 공기와 접촉하는 디스크 총면적은 11576㎠에 이른다. 흔히 쓰는 사무용 책상(2~4㎡) 절반 정도 되는 면적이 외부 공기에 접촉하면서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셈이다.
이물질이 쌓였을 때 얼마나 쉽게 청소할 수 있는지도 관심사다. W490은 제품을 들어내면 바로 수조가 보이며 먼지나 이물질을 쉽게 씻어낼 수 있다. 외부 물탱크는 청소용 솔을 이용해야 한다. 디스크는 분리해 청소할 수 없지만 따로 디스크만 회전시키는 청소 모드를 내장했다. 수조에 뜨거운 물을 붓고 함께 제공된 석회 제거제를 부은 다음 원하는 시간만큼 작동시키고 헹구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이버즈 총평-覆車之戒
보통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으로 몸에 좋은 음식과 깨끗한 물, 편안한 잠자리를 꼽는다. 하지만 이런 건 가려서 살필 수 있지만 하루에 5000ℓ에서 1만ℓ 이상 들이쉬는 공기를 가려 마실 수는 없다. 더구나 봄철은 미세먼지에 세균과 곰팡이가 더해진 중국발 황사와 콧물, 재채기 등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꽃가루가 기승을 부려 창문을 열어 놓기도 꺼려진다.
공기청정기나 가습기를 이용하면 보다 나은 실내 공기를 마시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기존 공기청정기는 여러 개의 복잡한 필터를 때맞춰 갈아 줘야 했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에는 가습기에 넣는 살균제가 폐질환 원인이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술렁이기도 했다.
W490은 복잡한 필터를 최대한 줄이고 순수한 물만으로 공기를 씻어내는 방식을 썼다.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은 이온실버스틱뿐이다. 이마저도 1년에 한두 번이면 족하다. 기존 공기정화 제품의 단점을 모두 피해간 `복거지계(覆車之戒)`를 실천한 셈이다.
◇W490 스펙
가습량시간당 300g
최대 사용 면적50㎡(15평)
입력전압AC 230V/50㎐
소모전력18W
소음25㏈ 이하
물탱크 용량7리터
크기336×323×407㎜
무게6.0㎏(물 미포함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