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찾는다면 소셜네트워크가 단연 선두를 차지한다. 한층 열기가 고조되는 선거운동에서부터 사업과 직장 업무, 은행과 증권 거래, 쇼핑, 여가 활동, 가족과 친구간 의사소통에 이르기까지 소셜네트워크를 현대인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소셜네트워크의 영향력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칭송을 쏟아내지만 과연 많은 이들이 예측한대로 소셜네트워크가 우리를 장밋빛 미래로 이끌까?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논리와 사례를 들어 아니라고 주장한다. 얼마전 포브스는 월마트와 맥도날드가 경쟁사 보다 월급이 적다는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삭제하고 경쟁사의 링크를 막아버렸다고 폭로했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공유하는 인터넷 정보를 임의로 조작하려한 기업들의 비도덕적 행위는 공분을 사기 마땅했다. 이렇듯 사이버 세계에서 유통되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신뢰성이나 정확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나 사진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미국 프로 미식축구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한 치어리더는 재미삼아 친구들과 벌인 음주 파티에서 찍었던 문란한 내용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널리 퍼지면서 직장을 잃었다. 2007년 프라이버시 싱크탱크인 포네몬 인스티튜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매니저의 35%가 개인 배경조사를 위해 구글을 활용하고 23%가 SNS를 이용해 지원자 프로필을 검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3분의 1 가량이 면접에서 탈락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이집트와 리비아 등 민주화 시위에 견인차가 됐지만 소셜네트워크는 종종 부정확한 정보로 선량한 개인을 음해하는 왕따의 무기가 된다.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일에 대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비난을 받는 억울한 사람들이 양산된다.
부작용이 이런 지경이라면 소셜네트워크를 포기해야 할까? 하지만 저자는 부작용을 침소봉대하거나 SNS 접속을 중단하라고 권유하지 않는다. 야만의 광장으로 전략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가 협력과 상생의 광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인터넷이 만들어진 배경부터 웹 2.0을 거쳐 소셜네트워크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 또 소셜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보통신 기업들이 만든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각종 SNS의 개별 발달 과정과 트렌드를 알아봄으로써 소셜네트워크 패러다임 진화의 방향을 모색한다.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통해 건강한 접속의 광장을 가는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접속의 광장에 근본적인 기반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그 뿌리인 신뢰가 보장돼야한다고 역설했다.
김동훈 지음. 한스컨텐츠 펴냄. 가격 1만5000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