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문을 연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 시장이 순항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석유제품 전자상거래에 참여한 업체는 6일 기준으로 100곳을 넘겼으며 신청 업체까지 합하면 200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SK에너지·GS칼텍스 등 4대 정유사가 모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일주일 사이에 2배 이상 늘어났다.
현재까지 거래 건수는 2건에 불과하지만 석유거래소 도입 후 가격 인하 효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정유사 측 공급물량이 세액공제액인 리터당 최대 5원 정도로 저렴하게 나오고 있다. 정부가 공급액의 0.3%에 해당하는 세액을 공제해주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참여 사업자 수에 비해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것은 월말에 매매가 몰리는 석유시장 특성 때문이다. 석유시장은 일반적으로 월말에 거래의 40~60%가 이뤄진다. 월초는 대부분의 석유제품 대리점이나 주유소 저장탱크가 가득 차 있다. 4월 중순 이후 본격적인 거래가 이뤄질 전망이다.
거래소 측은 전자상거래를 통한 합리적인 가격 결정으로 일반 주유소는 재고부담 및 운영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재고 관리가 힘든 일반 주유소는 최대 70~80원의 인하 효과가 있다”며 “규모가 큰 대리점보다는 소규모 주유소가 더 이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제한적 경쟁 구도인데다 거래 상황을 관망하는 참여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유소 혼합 판매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정유사별로 시장이 열려 있어 알뜰주유소나 자가상표주유소를 제외한 상표주유소들은 해당 정유사 및 대리점에서만 거래를 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유소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데는 정유사 공급가격 외에 운영 효율과 재고 관리 등 비경쟁요소가 많아 가격 인하 효과를 계량하기 어렵다”며 “혼합 판매 등으로 석유제품 시장이 완전 경쟁 체제가 갖춰질 때 적어도 리터당 20원 이상은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