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D 5.5세대 신규 라인 '감속모드' 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5.5세대(1300×1500㎜)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신설 라인용 장비 발주를 다소 늦추는 모습이다. 새로운 양산 공정 기술 도입과 TV용 패널 생산 일정, 삼성디스플레이와 합병 등 내외부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MD는 A3라인으로 불리는 신규 공장 건설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지만 3~4분기 장비 반입을 위한 발주를 미루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해 10월 부지 정비 작업에 들어간뒤 올해부터 공사에 착수했다. 지난 2월 SMD는 생산 시설 증설을 위해 9045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하면서 공장 구축을 본격화했다. 연면적 46만750㎡에 달하는 공장 건설은 예정대로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5.5세대 라인인 A2보다 A3는 약 33%가 큰 규모다. A3라인이 가동되면 중소형 AM OLED 패널의 생산능력은 대폭 늘어나 현재의 2.5배인 월 2500만개에 달할 전망이다. SMD의 AM OLED 시장 지배력을 한층 배가할 수 있는 신설 라인이다.

A3 라인은 내년 1분기 가동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가동을 위해서는 늦어도 10월, 이르면 3분기에 장비 반입을 시작해야 한다. 이 시기에 맞추기 위해서는 1분기부터 장비를 발주해야 하는 것이 관례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을 두고 발주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빠르면 올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장비 반입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지금 분위기로는 다소 늦춰질 것 같다”고 전했다.

장비 발주가 늦어지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보인다. 먼저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양산 기술을 도입하면서 공정 안정화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A3 라인이 생산 능력을 대폭 끌어 올릴 수 있는 것도 증착 공정을 비롯해 다른 생산 기술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새 공장은 5.5세대 원판을 자르지 않고 유기물을 증착한 후 중소형으로 자르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TV용 대형 AM OLED 패널 양산 일정을 늦추면서 5.5세대 신규 라인 투자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밖에 삼성디스플레이와 합병을 염두에 둔 조직 변화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신설 라인 투자 시기를 조정하고 있는 과정으로도 보인다.

이에 대해 SMD 측은 “공장은 차질 없이 짓고 있으나 아직 양산 일정을 최종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