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에서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령사가 될 겁니다. 한국 전자정부의 우수성도 알려서 개도국 전자정부 수출에도 일조해야지요!”
최운호 도로교통공단 정보보호단장(43)이 최근 유엔난민기구(UNHCR) 정보보호책임자(Senior ICT Security Officer)로 선임됐다. 우리나라 사람이 국가 간 협의에 따라 국제기구 관리자가 된 사례는 많지만 개인이 경쟁시험을 거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최 단장이 일할 유엔난민기구는 유엔에서 가장 큰 두 지부 중 하나다. 세계 920여개 산하조직에서 6000명이 일한다. 최 단장은 다음 달 초부터 이 기구에서 활동한다. 최 단장은 “유엔난민기구는 소말리아, 파키스탄, 이라크 등 다수의 난민 문제를 다룬다”면서 “난민신분을 인정받기까지 기밀을 요하는 만큼 정보보호책임자 역할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난민문제는 물론이고 북한 탈북자 문제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운호 단장은 “유엔, IMF와 같은 국제기구를 목표로 지난 5년간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국제기구가 원하는 경력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매년 관련 자격증을 따, 마침내 결실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나이 40이 넘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때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다 글로벌 무대 진출을 결심했다”며 “글로벌기업과 기관은 다양한 인프라의 이력과 경험을 중시해 매년 관련 자격증을 따고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했다”고 소개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는 ITIL V3부터 PMP, CISSP, ISO 27001, CGEIT, CRISC 등 이름도 낯선 각종 자격증을 매년 땄다. 그는 주변사람들로부터 “그 나이까지 공부해서 뭐 할 거냐” “자격증 중독자냐” “회사 또 옮겼냐”는 얘기를 숱하게 들었다. 최 단장은 “매년 새 자격증을 딴다는 것은 끊임없이 최신 기술을 습득하고 능력을 높인다는 방증”이라면서 “자격증을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위한 용도로 여기는데 이는 오산이며, 간부 심지어 최고관리자가 돼도 그 자리에 맞는 스펙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 이력관리와 영문이력서 작성만 제대로 해도 해외 진출할 인력이 수없이 많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한번 영문이력서를 작성하면 몇 년간 우려먹는데 지원한 회사, 기관이 원하는 스펙을 정확히 파악해 경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서류전형 통과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주말을 이용해 불어와 스페인어를 공부한다. 국제기구 근무자는 이런 언어를 일상회화 수준으로 구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 단장은 유엔난민기구 정보보호책임자로 경력을 쌓아 최고 정보보호책임자 지위를 획득할 계획이다. 또 꾸준히 준비 중인 IMF와 월드뱅크 최고 정보보호책임자 자리에도 계속 도전할 예정이다.
최 단장은 금융결제원 정보공유분석센터(ISAC), 한국인터넷진흥원 및 국가청렴위원회 정보관리팀장 등을 역임했다. 전자정부 초고속 침해사고대응팀(CERT), 사이버테러, 정보전, Y2K, 인터넷뱅킹, 물류항만, 도로교통 등 다양한 정보보호 분야를 거쳤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