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청정에너지로 먹거리 찾는다

SK그룹이 청정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 창출이 목적이다. `SK의 미래는 그린 기술개발에 달려있다`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의지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근 들어 차세대 에너지 개발 현장에 최고경영층이 직접 방문해 그린 비즈니스를 챙기고 있다”며 “수익성 확대와 함께 녹색기업이라는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될 것”이라고 말했다.

◇LNG, 안정적 수익 창출=SK가 액화천연가스(LNG)를 선택한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이다. LNG는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정부에서 수익을 보전해준다. 실제로 SK E&S의 6개 도시가스회사 수익률은 2% 정도에 불과하지만 매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금결제 비율이 90%가 넘어 현금 확보에 유리하다.

탐사 및 생산·판매(SK이노베이션)에서부터 처리·저장, 발전소 구축(SK건설), 수송(SK해운), 사용(SK E&S)에 이르기까지 LNG 수직계열화가 가능해 그룹 내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특히 SK E&S는 자회사인 도시가스 업체 6곳과 열병합발전소 등 LNG 사용처를 갖고 있어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SK가 집단에너지 사업과 LNG열병합발전소 건설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성이 높은데다 인허가 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LNG열병합발전소는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요가 크게 늘어나 정부가 정책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LNG 가격이 상승해도 정부에서 보전해주기 때문에 빨리 지을수록 그만큼 투자비 회수기간이 짧다.

◇녹색기업으로 탈바꿈=신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발전사업 확대로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적용을 받아 전력 생산량의 일정 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SK E&S 관계자는 “케이파워의 올해 발전량이 지난해 6842GWh와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케이파워는 2012년 136.84GWh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며 “현재 건축 중인 오성열병합발전소를 비롯해 장흥·문산발전소까지 예정대로 추진하면 2022년에는 연간 2000GWh의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SK는 청정에너지 사업 진출로 기업 이미지를 녹색으로 바꿀 계획이다. SK가 통신 기업이기도 하지만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으로서의 부정적 이미지도 적지 않다는 이유다. 최근 기름 값 상승에 따라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창사 50주년을 맞아 그린컴퍼니로 변신을 준비 중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수익성도 간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투자가 예정된 것까지 1000억원이 넘는다.

SK는 이를 위해 사업 비중을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경제성이 뛰어난 풍력발전에 뒀다. 태양광 발전소는 저가의 중국산 태양광 모듈을 검토 중이다. 연료전지도 국내 수요가 적은 UTC파워 제품을 저렴하게 들여오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는 발전용량에 비해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