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와이브로-어드밴스트(WiBro-Adv.) 장비산업 대책은 우리나라가 주도해온 이동통신 영토를 지켜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현실적으로는 기존 3.9G에서 끝나는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기존 장비 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기존 와이브로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국가와 통신사업자들에게 현 3.9G 와이브로 이후 기술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LTE로 대세가 기울었지만 와이브로가 가진 데이터 전송의 강점과 안정성, 보안성 등을 내세우면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경쟁력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유리한 전략 산업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통신총회에서 4세대 이동통신으로 LTE-어드밴스트와 와이브로-어드밴스트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가능해졌다. 이번 대책에서 국내보다 해외시장 개척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부처 전반이 지원에 나선 점도 고무적이다. 각 부처는 기술역량 확충과 특수목적 무선통신 시스템 개발, 산업기반 조성, 해외시장 진출 등 각 분야에서 협력과 역할 분담을 하게 된다.
현재 국내 와이브로-어드밴스트 기술은 2014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TRI가 2009년부터 129억원을 들여 시스템을 개발, 1월 시연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말까지 79억원을 투자해 응용서비스 기술개발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또 이번 대책에 따라 2014년까지 향후 3년간 45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정부 전략에 맞는 다양한 기술 개발을 병행할 방침이다. 올해 134억원을 투자하고 2년간 나머지 금액이 투입된다.
시장 전망도 나쁘지 않다. 정부는 시장수요 측면에서 향후 LTE가 대세(80~90%)를 이루겠지만 무선데이터 분산 및 데이터 중심 서비스로서 LTE 보완망 활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기지국 장비가 단순하고 구축비용이 저렴해 유선인터넷 구축이 어려운 동남아, 아랍권 국가 등에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항, 항만은 물론이고 조선소, 제철소 등 산업 현장 등 특수 수요도 기대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망 수요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술 측면에서도 삼성(16%), LG(14%), ETRI(1%)가 세계 특허의 31%를 갖고 있어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다. LTE에 비해 기지국 장비·단말·칩 등 산업 전 부문에 걸쳐 경쟁력 있는 중소·중견기업도 포진해 있다. 국제인증단체인 와이맥스포럼에서 인증한 단말인증업체 44개 중 8개, 칩셋인증업체 9개 중 2개가 국내업체다.
이 같은 기반 하에 국내 중소·중견 기업군이 시스템 전반 제조가 가능하고, 실제 인터넷망 구축이 어려운 후발국가나 지역단위 소규모 네트워크 구축에는 중소·중견기업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향후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10~20% 확보가 가능하다”며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후속 대책들을 마련해 관련 부처와 실행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와이브로-어드밴스트 국내업체 예상 매출액 및 파급효과
자료:ETRI(2012.3월), 이동통신 기기 및 장비 고용유발효과(한국은행 산업연관표 2008)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