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에코드라이빙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https://img.etnews.com/photonews/1204/268753_20120412163927_386_0001.jpg)
에코드라이빙은 연료를 적게 사용하는 운전과 차량관리 방법을 통칭하는 용어다. 국내외 많은 연구기관에 따르면 5∼30%의 연료절감 효과가 있다. 평균적으로 10∼20% 효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연료절감 외에도 연료 연소에 따라 발생하는 온실가스 저감, 자동차 사고 20∼40%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에코드라이빙 방법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꾸준히 실천해 어렵지 않게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효과를 정량적으로 확인하기는 조금 어렵다. 6개월∼1년은 꾸준히 실천해야 운전습관이 완전히 바뀌게 되지만 급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단번에 원래 운전습관으로 회귀하기 쉽고 오랫동안 형성된 운전습관을 바꾸는 것 자체를 운전자가 꺼리기 때문에 확산이 쉽지 않다.
유럽이나 일본 등지에서는 정부가 다양한 정책으로 에코드라이빙을 견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연간 10조∼20조원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도 큰 도움이 되지만 정작 에코드라이빙과 관련된 기사나 보도,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에코드라이빙이 국민적 자동차 문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에코드라이빙을 둘러싸고 있는, 누군가는 불편해 할 수 있는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힘을 싣고 있는 부문으로 스마트그리드와 친환경자동차가 있다. 우선 전기절감에 목표를 두고 있는 스마트그리드와 연료절감에 목표를 둔 에코드라이빙은 목적과 방법이 유사하다. 그러나 연간 에너지사용량을 보면 수송부문은 3600만석유환산톤(toe)이다. 가정·상업·산업용을 합산한 전기사용량 3400만toe보다 많고 절감효과도 수%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에 비해 에코드라이빙이 우세하다. 투자비용도 에코드라이빙이 훨씬 적다.
친환경자동차는 어떨까. 전기자동차 닛산 리프에 대해 최근 미국 환경청이 시험한 결과를 기준으로 전기사용량을 계산하면 약 4.7㎞/㎾h다. 국내 발전현황과 국제원자력기구 자료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기 1㎾h 당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은 0.57㎏이 된다. 결국 닛산 리프는 연비가 17.5㎞/ℓ인 가솔린자동차만큼 CO₂를 배출한다.
전기자동차는 온실가스 기준으로 보면 현재의 발전 에너지원 구성비가 유지되는 한 기존 자동차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친환경적인 발전 에너지원의 비중이 대폭 증가해야만 `친환경자동차`라 부를 수 있다. 반면 에코드라이빙은 화석연료 자동차든 전기자동차든 상관없이 부가적인 에너지절감·온실가스감축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친환경자동차와 에코드라이빙을 선택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공공기관에는 친환경자동차 의무구입 규정만 있고 에코드라이빙은 지원이 없다. 다양한 종류의 기술이 `녹색기술` 인증 대상이 돼 있지만, 에코드라이빙 의미에 맞는 에코드라이빙은 없다. 필자는 △관련 정부부처 담당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에코드라이빙위원회 구성과 종합계획 수립·추진·관리 △차량의 온실가스 감축량 계량 또는 산정 기준 설정 △국가출연연구소 한 곳을 선정해 에코드라이빙연구센터 설립 △공공기관이 에코드라이빙을 선도하도록 유도 △사업용 화물차량에 지원되는 유가보조금을 에코드라이빙 실천 수준에 따라 차등화 △인근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에코드라이빙 교육장 확대 설치 △자동차 제조사가 적극 참여하도록 관련 법·규정 보완 △공익 홍보방송 △녹색기술에 에코드라이빙 안내기술 추가 및 비현실적 심사기준 수정 등을 제안한다.
중요한 것은 계획 수립이나 정책 결정·추진이 투명한 방법으로 진행되도록 관리하고 가능한 한 공개와 의견수렴을 거쳐 발생 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보완하는 것이다.
에코드라이빙은 모두에게 큰 이득이 되는 문화운동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온실가스배출 증가율 1위의 불명예국으로 남을 것인지, 에코드라이빙 선도국이 돼 국제사회에 새로운 모습을 보일 것인지의 선택은 이제 정부 앞에 놓여 있다.
심송 블루포인트 사장 ssim@bluepoin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