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코스닥 상장사도 가치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 기업은 가치투자 대상입니다.” 국내 증권가 가치투자 대가로 꼽히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가치투자 철학을 저평가된 기업을 `헐값에 사서 제값에 파는 투자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투자대가로 꼽히는 벤자민 그레이엄이나 피터 린치, 워렌버핏이 추구했던 투자 철학인 셈이다.
![[이사람]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 "가치투자 기회는 언제나 존재"](https://img.etnews.com/photonews/1204/268234_20120412184528_452_0001.jpg)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가치투자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그가 바라보는 가치투자 대상은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기업이다. 다른 말로 시장지배력이 높고 대체재가 없는 상품을 생산하면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이다. 그는 “삼성전자가 위대한 기업일 수 있지만 저평가됐거나 기업 이익이 꾸준할 수 있는 가치주로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력산업인 D램이나 휴대폰 사업이 수익을 내기 위해선 벌어들인 만큼 투자가 병행돼야 하지만 산업 패러다임에 따라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0년대 초반 주가가 인터넷 기업에 비해 극히 저평가됐던 시절이 가치투자 대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이 가치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은 투자 대상을 찾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주식을 찾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이 부사장은 시장은 여전히 가치투자의 기회가 많다고 역설했다. 철저한 산업과 기업 분석으로 종목을 찾고 적당한 투자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가치투자와 질긴 인연을 맺어온 인물로 꼽힌다. 그래서 가치투자의 대가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이 부사장이 국내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게 된 데는 가치투자란 투자 철학을 지키며 실패와 성공을 모두 맛봤기 때문이다.
1999년 기술주 열풍 속에서 대부분 증권사가 100%가 넘는 수익률을 거둘 때 가치투자를 신봉하다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거뒀다. 결국 주식운용업무에서 손을 뗐다. 대신 그는 증권사 고유계정 운용업무를 맡았고 닷컴 버블이 망가진 후 가치 투자를 활용해 6년간 435% 수익률을 거뒀다. 거품이 붕괴되고 가치투자가 빛을 발한 것이다.
최근 그는 한국밸류자산운용에서 운용업무를 맡으면서 8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의 두 배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이 부사장은 기업 경영인에 대해서도 “가치투자 대상이 될 기업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