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명성 3호 추락한 이유 바로 이것 때문?

국제사회가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향후 대책 논의에 착수한 가운데 우리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되 금융시장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냉철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과거 유사한 북한 리스크가 생겨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고, 빨리 정상 수준을 회복한 점을 감안할 때 영향은 예의주시해야겠지만 지나친 불안심리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시장 여파 점검 대응하기로=정부는 발사 당일 금융시장이 주가는 오르고, 환율은 떨어지는 안정세를 보였지만 북한 측 동향 등을 면밀히 살피며 금융시장 충격 최소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정부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지식경제부, 한국은행 등 11개 관계기관이 참석하는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북한 로켓발사의 후속 상황을 점검했다. 정부 합동 점검대책팀도 가동에 들어갔다. 합동팀은 국제금융, 국내금융, 수출, 원자재, 생필품, 통화관리반 등 총 6개 반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북한 로켓 발사가 완전한 실패로 돌아가고 이례적으로 북한이 로켓 발사 실패를 자인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오랜만에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정부 스스로 위기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

따라서 북한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금융외환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매뉴얼대로 차분히 대응할 계획이다.

◇엔진 계통 문제 가능성=군 당국과 관계기관 분석에 따르면 은하 3호는 △군산 서쪽 190~200㎞ 해상에 추락했고 △추진체 1단과 2단이 분리되지 않은 채 그곳까지 비행했으며 △로켓 잔해물이 스무 조각 이상 쪼개졌다. 이를 토대로 실패원인을 추정하면 발사체 엔진 계통이나 엔진 연료탱크 문제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로켓이 발사된 직후 한미 추적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지고 추진체 1, 2, 3단 분리도 이뤄지지 않았다면 발사체 엔진 계통 이상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조각의 잔해가 발생했다는 것은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조 단장은 “로켓발사 실패의 가장 많은 요인 중 하나가 엔진계통 문제”라며 “연료누수, 연료통 파열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1단 로켓의 추진력을 무리하게 높인 것이 실패 원인 아니냐는 지적에는 “액체연료는 비행 중 추력을 조절할 수 있지만 이륙 중인 로켓의 추력을 갑자기 조절한다는 것은 가능성 없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자폭 가능성 낮아=은하 3호가 당초 비행궤도를 크게 이탈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스스로 비행을 중단시킨 이른바 `자폭` 가능성도 낮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 발사실패 원인 분석 경험에 빗대어 보면 은하 3호의 비행시간이 너무 짧아 분석할 수 있는 비행데이터가 적을 것”이라며 “정확한 원인분석에 상당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은하 3호 1단 추진로켓은 노동 1호 4개를 묶었고, 2단 로켓은 노동 미사일을 개량한 무수단 미사일을 활용했다. 지난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당시에는 3단 로켓의 점화가 실패했다. 2009년 광명성 2호는 3단 로켓 점화까지는 성공했지만 분리되지 않아 본체가 모두 타버렸다. 3년 준비과정을 거쳐 발사한 은하 3호가 다시 실패하면서 북한 로켓 기술이 아직은 안정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권상희·윤대원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