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투자 받고 싶다면 "연애하듯이…"

스타트업을 위한 엔젤투자유치 Tip은?

스타트업 기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강석흔 본엔젤스 이사는 꾸준한 교류를 가장 먼저 꼽았다.

강 이사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서울 청년창업지원센터(마포구 성산로·송파구 충민로)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엔젤투자유치 Tip`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연애하듯이 투자자에게 공을 들이라”고 주문했다. 돈이 필요할 때 투자자를 찾아 가면 늦어 멘토이자 협력자를 우선 만들어서 꾸준히 교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최고경영자(CEO)가 요청해 와도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3개월 정도 고민한다”며 미리 만나 공을 들여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초기 기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소개를 받거나 네트워킹을 통해 접근하는 게 좋다. 강 이사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소개만 받아서 투자하겠다고 공언하는 엔젤도 상당수”라며 “투자자 쪽에서는 시간은 한정적인데 서류만 보고 투자 결정을 할 수는 없고 믿을 만한 사람의 소개를 받거나 네트워크 모임에서 만난 사이라면 고민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소개받는 것도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투자를 받기 위해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사업 요약서와 임직원 프로필이다. 사업 요약서를 프레젠테이션 파일 10~15장 이내로 만들고 투자자가 한눈에 사업 내용을 파악하도록 정리해야 한다. 임직원 프로필은 투자에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므로 꼼꼼하게 적는 게 좋다. 언제나 누구를 만나더라도 사업 내용을 15초 만에 설명할 수 있게끔 내용을 암기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명함을 주고받는 사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사이에 투자자 흥미를 일깨워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 과정에 돌입하면 자신에게 맞는 엔젤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강 이사는 “엔젤투자자 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투자 분야가 다르다”며 “투자 고려 기간을 궁합이 맞는지 살펴보는 시간으로 생각할 것”을 요청했다. 여러 투자자와 협상 중임을 공개하고 이력(레퍼런스) 체크를 적극 도우면 신뢰를 높일 수 있다.

또 투자자를 재촉하지 말 것, 투자자에게 지속적으로 회사가 업데이트되는 상황을 알릴 것, 자료 요청에 신속하게 응대할 것, 일관성을 가질 것 등을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았다.

그는 “투자 결정이 되면 연대보증은 무조건 피해야 하지만 상환 조건이나 배당 등은 상황에 맞게 결정하고 무엇보다 창업·투자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CEO 자세에 대해 그는 “엔젤투자자는 멘토가 되기를 바란다”며 “독불장군 식이어도 안 되고 팔랑귀가 돼서도 안 된다”며 정도를 지킬 것을 조언했다.

강 이사는 “많은 창업자가 투자받기 원하지만 방법을 잘 모른다”며 “네트워크 모임에 자주 나가서 교류하다 보면 좋은 조언자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