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전자전]중소 IT기업, 亞 최대 전자전서 `반짝반짝`

국내 중소 IT기업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 전시회인 `2012 홍콩전자전`을 수놓았다. 글로벌 틈새 시장을 놓고 세계 최대 소비 시장 아시아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13일 홍콩전자전 아이두잇 부스에 독일 캠핑카 업체인 레이모 관계자가 찾아와 이동형 위성안테나를 놓고 상담을 벌이고 있다.
13일 홍콩전자전 아이두잇 부스에 독일 캠핑카 업체인 레이모 관계자가 찾아와 이동형 위성안테나를 놓고 상담을 벌이고 있다.

15일 홍콩전자전에는 홍콩, 중국, 대만 등 2500여개 중소 IT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국내 기업 34개가 각기 다양한 아이템으로 바이어와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국내 참가업체로는 서울산업통산진흥원(SBA) 주축으로 14개 기업이 공동부스에서 제품을 전시한 것을 비롯해 포유디지털(대표 최우식), 아이두잇(대표 임승준), 우심시스템(대표 이일복), 에지텍(대표 조시래), 유니챌(대표 안종길) 등이 참여했다.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기기 부문에선 포유디지털이 돋보였다. 포유디지털은 4.3인치에서 10.1인치에 이르는 7종의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패드인 `아이뮤즈` 시리즈를 전시, 다양성에서 중국과 대만업체를 압도했다. 회사 측은 저렴한 가격에도 중국 제품 대비 탁월한 기술력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 회사 제품은 국내 홈쇼핑에서 3분 만에 500대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틈새 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 서영환 개발부장은 “2400여 참가기업 중 스마트기기 관련 제품이 5분의 1에 이를 만큼 포화상태에 가깝다”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된 국내 시장 수요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겨냥한 출품 사례도 눈에 띈다.

청각장애인용 영상통신 제품을 내놓은 SBN테크는 해외 원격 의료 시장 진출을 위해 이번 전시회를 찾았다. 이 회사 백태진 차장은 “작년 매출 60억원 가운데 90%가 미국과 유럽에서 거둬들인 것”이라며 “국내 원격 의료기기가 법적 규제로 시장 형성이 어려운 반면에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두잇은 이동형 위성안테나를 출품, 유럽과 동남아 바이어로부터 큰 주목을 끌었다. 캠핑 인구를 겨냥해 언제 어디서나 위성방송을 청취할 수 있도록 이동성을 강조한 위성안테나다. 유니챌의 필기 인식 전자사전 `딕쏘`는 카메라 기반으로 정확성이 높아 다양한 국가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에지텍이 내놓은 후방 감시카메라는 무선으로 장착이 편해 유럽 등 서비스 비용이 비싼 지역에서 인기가 예상된다.

우심시스템은 스마트기기 확산과 함께 동남아 모바일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 지난해 애플 인증을 획득, 최근 미국 운송 결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이 회사 모바일결제 프린터 솔루션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블루투스업체인 지브라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밖에 아토케어가 침대용 진공청소기, 아이스테이션이 3차원(D) 폐쇄회로(CCTV) 기술을 선보였다.

중국 선전에서 제품 소싱을 위해 전시회를 찾았다는 김영기 씨는 “중소기업 경영자 입장에서 시장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도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이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콩=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