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공급망관리(SCM) 솔루션 공급업체 자이오넥스가 LG전자에 구축한 시스템이 세계적인 SCM 전문가단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LG전자 SCM 시스템이 에어컨 생산량을 높이면서도 재고는 줄이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자이오넥스는 16일 세계 공급망관리협의회(SCC) `2012 글로벌공급망우수상(Global Supply Chain Excellence Awards)` 기술선진화 부문 준우승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우승은 SAP가 차지했고 시상식은 이달 초 거행됐다. 국내 전문 SW 기업이 국제적 공급망 전문가 단체인 SCC 평가에서 세계 유수의 SW 기업과 경쟁에서 거둔 성과여서 주목된다.
자이오넥스는 LG전자의 AE사업본부에 적용한 SCM 시스템 사례를 출품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사례는 앞서 포레스터리서치의 사례연구 보고서에 등재된 데 이어 지난해 SCC의 `2011 아시아·오세아니아 공급망 혁신 시상식`에서도 기술 혁신상을 수상해 주목받은 바 있다. 도요타의 즉시생산방식(JIT) 개념을 접목한 가전 업계 사례지만 다시 도요타가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한 모델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LG전자 AE사업본부는 에어컨 생산을 위해 국내 자이오넥스와 공동 개발한 수준별생산계획시스템(LPPS)을 적용, 적시 납품률(OTD)을 높이고 과잉생산을 방지해 재고도 줄였다. 2010년부터 이 시스템을 본격 적용, 재고회전율을 높이고 적시 납품이 가능해 현금흐름상 7400만 달러(한화 841억6020만원)를 개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LPPS는 소량 제품의 생산 계획까지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다품종 생산용 SCM 시스템이다. 대량 생산 방식을 주로 적용하던 가전 업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이 시스템으로 기존 레벨 1(1사이클) 체제에서 레벨 3(4사이클)~레벨 4(8사이클)의 제품투입 사이클을 반복할 수 있는 에어컨 생산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쉽게 말해 레벨 1 이었던 기업이 레벨 4를 적용하면 하나의 에어컨이 생산되던 한 번의 주기 동안 여덟 가지의 다양한 에어컨을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모델씩 따로 따로 생산계획이 가능해지는 레벨 5(최소 단위인 싱글 로트) 개념 생산도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
소량의 생산 로트가 하루에 여러 번 분리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출하 계획에 맞는 생산모델의 적절한 재고 관리가 가능하다. 재고를 줄이고 제품이 대기하는 창고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확정주문이 내려오면 요청납기에 맞춰 자동으로 생산계획이 편성되도록 생산모델별로 생산 순번을 지정하는 기능을 갖췄다”면서 “재고데이터와 주문데이터를 연계시켜 재고가 있는데 추가로 생산되지 않도록 재고 수량만큼 차감한 후 생산계획에 반영되도록 하는 기능도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또 “핵심성과지표(KPI)중 하나인 OTD 달성률이 높아지고 과잉생산도 방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량 생산 체제와 LG전자의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의 차이점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