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앱스토어를 구축해 새로운 성장을 꾀했던 국내 중소 정보단말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자사 단말기를 위한 전용 앱스토어로 차별화를 꾀했으나 현실은 이통사 앱스토어를 연계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사 단말기를 위한 전용 앱스토어를 구축했던 팅크웨어와 미오테크놀로지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애플, 구글, 삼성전자를 비롯해 이통 3사 전용 앱스토어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비교된다.
지난해 5월 선보인 팅크웨어 앱스토어 `아이나비 앱스`는 국내 최초의 내비게이션 전용 앱스토어로 눈길을 모았다. 안드로이드 기반 내비게이션 `스마트 시리즈`에서 운전 편의성을 높인 앱은 물론 어학, 운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팅크웨어는 총 상금 3억원 규모의 공모전, 개발자를 위한 상금 지급 등 아이나비앱스 전용 앱 개발자를 위한 지원책도 내놨다.
그러나 결과는 당초 기대보다 못하다. 지난해 말까지 앱을 100여개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였으나 현재 80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해는 수준을 유지할 뿐 이렇다 할 확대 전략은 없다.
팅크웨어는 지난해 12월부터 KT와 제휴를 맺고 최신 프리미엄 제품인 `스마트 K9`에 한해 올레마켓을 새롭게 서비스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통신사 앱스토어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모습이다.
미오테크놀로지는 스마트패드와 블랙박스 기능을 결합한 신개념 내비게이션을 선보이면서 자체 앱스토어 `미오 마켓`을 함께 론칭했으나 역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미오 마켓에서는 내비게이션 기능 강화를 위한 운전자용 앱 외에 전자책 앱 등을 선보이고 있다. 팅크웨어와 달리 별도 통신사 앱스토어 연계는 하고 있지 않다.
초기 앱스토어가 등장했을 때 기업 고유 앱스토어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과 이통사 위주로 앱스토어 시장이 형성되면서 중소기업 앱스토어는 개발자와 사용자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글 인증을 받기 어려운 것도 한 몫 한다. 스마트 단말 대다수가 안드로이드 기반이지만 정식 구글 인증을 거쳐 구글 마켓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단말은 극소수다. 때문에 중소기업 스마트 단말기는 대부분 이통사 앱스토어 비중이 절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루팅을 통해 구글 마켓을 사용하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이 구글 인증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통사 앱스토어와 제휴를 맺는 것도 쉽지 않아 스마트 단말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은 더 불리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선행 투자를 해야 매출과 마진이 늘어나는데 국내 하드웨어 단말기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가 힘들어지므로 차별화를 위해 만든 자체 앱스토어에 힘을 싣기 힘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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