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광명성 3호 발사로 촉발된 한반도 우주 발사체에 대한 관심이 오는 10월 한국 나로호 3차 발사로 옮겨갔지만 정작 국내 우주개발 투자는 미미하다. 특히 핵심인 발사체 분야에 투자는 거의 없다시피 하며 이마저 주는 지경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발사체 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6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내놓은 `우주산업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기준 국내 우주산업 규모 9376억원에서 발사체 분야는 2.2%(204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009년 21개 기관이 참여했던 발사체 2단 개발 사업엔 2010년 13개 기관만이 참여했다. 발사체 관련 사업을 도맡아 진행하는 항우연의 2010년 분야별 예산에도 발사체는 180억원 규모(7.9%)로 다른 연구 분야 중 가장 적은 금액이 투자됐다.
정부는 지난해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 예산을 569억원 증액했다 하지만 이는 전체 우주개발 사업비중의 33%며 대부분 예산은 기존 위성체 개발(51%)에 편중됐다 특히 일시적으로 발사체 금액이 급증한 것으로 장기적 관점의 투자금액 증가가 아니라는게 항우연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나로호 사업 추진 기관 사이에 나로호 3차 발사가 실패하면 관련 예산 자체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발사체 연구 인력도 심각한 실정이다. 항우연에는 2010년 기준 158명의 전문 인력이 있지만 앞으로 5년간 최소 34명 이상의 충원이 필요하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민간 발사체 관련 참여인원도 미미하다. 발사체 분야는 대한항공·비츠로테크·한화 등 총 10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2010년 기업 우주 산업에 참여한 인원은 1821명으로 이 가운데 발사체 분야는 209명(11%)에 그쳤다. 기업은 앞으로 5년간 발사체 분야에서만 최소 85명 이상의 인원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학 역시 발사체 분야 연구 비중은 높은 편이지만 절대 규모가 취약하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KAIST 항공우주공학과 등 5개 학과가 발사체 분야를 연구한다. 인원은 2010년 기준 87명으로 우주 산업 전체(364명)의 24%를 차지했다. 관련 예산도 9억원(10.4%)에 불과하다. 2010년까지 대학 우주산업 관련 수출은 한 건도 없다. 항우연은 “정부에선 GDP 대비 우주발사체 연구개발 예산이 많다고 하지만 주변국과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금액이 적다”며 “인력수요를 감안하면 현장 필요 인력을 대대적으로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현 수준의 예산과 인력수준이라면 10월 나로호 발사는 큰 문제없지만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되는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정부 우주개발 진흥정책과 호흡을 같이 하는 예산 배정과 인력 양성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기준 주요국 우주 개발예산
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윤대원 기자, 권동준 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