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신 개념 게임로봇이 세계적인 가상현실 전시회에서 대상격인 최고 작품상을 수상했다.
KAIST(총장 서남표)는 산업디자인학과 이우훈 교수팀이 지난달 말 프랑스 라발에서 열린 세계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전시회인 `라발 버추얼(Laval Virtual)`에서 일명 두더지 게임로봇인 `몰봇(MoleBot)`을 출품해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
몰봇은 기존 컴퓨터 게임처럼 가상현실 방식이 아니라, 순전히 물리적인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체감형 3차원 게임로봇이다. 인간과 가상세계가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시회 기간 내내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몰봇` 테이블은 약 1만5000개의 작은 정육각형 핀들로 구성돼 있다. 테이블 속에 있는 물체가 움직이면 육각 핀이 미끄러지듯 오르내려 마치 내부에 두더지가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조이스틱을 이용해 조종할 수 있고 테이블 위 물체와 물리적 상호작용을 통해 축구나 미로게임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몰봇`은 제스처로도 조종이 가능하다. 사람의 손동작을 인식할 수 있도록 `몰봇` 위에 키넥트(Kinect)를 설치했다. 이 때문에 마치 애완동물을 가지고 노는 듯한 게임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1만5000여개 육각 핀을 배열해 변형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든 다음, 유선형의 플라스틱 몰드를 핀 아래에 배치하고 그 사이에는 스판덱스 고탄력 섬유를 적용, 마찰을 줄여 내부에 두더지가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유연한 움직임을 구현했다.
몰드 안에는 자석을 삽입해 내부 기계적인 움직임을 몰드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우훈 교수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이라는 공학 분야 전시회에서 디자인팀이 최고상을 수상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