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풍력 인증사업을 놓고 에너지관리공단과 한국선급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결과에 따라 정부가 추진 중인 서남해 2.5GW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인증 수익사업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750㎾ 초과 중대형 풍력발전기 인증사업 수행 여부에 대해 지식경제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이 결정되면 기존 중·소형 모델에 이어 해상풍력에 사용하는 대형 모델까지 인증을 수여할 수 있다.
인증범위가 넓어지면 정부의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에서 에너지공단이 인증 업무를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서남해 해상풍력 인증시장을 노리고 있는 한국선급은 입지가 줄어드는 셈이다. 한국선급은 지난해 한국제품인정제도사무국(KAS)으로부터 풍력발전 제품 인증기관으로 인정받아 중대형 풍력시스템·부품·프로젝트 등에 대한 인증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한국선급은 인증자격을 획득한 만큼 자사가 사업을 수행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에너지공단이 새롭게 중대형 인증사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린다는 것이다.
김만응 한국선급 신성장산업본부장은 “수년간 노력해 지금의 기술을 획득했고 프로젝트 인증은 우리밖에 전문기관이 없다”며 “에너지공단과 협력한다면 소형과 대형, 국내와 국제 부문으로 나눠 인증을 수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공단은 공익적인 측면을 고려해 기존대로 공단이 인증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설계 등은 한국선급 등 전문기관이 담당할 수 있지만 인증사업 총괄은 공익을 우선으로 하는 공단이 담당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형진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향후 시장이 성숙해 특성화 된 부분에서 한국선급이 인증 사업을 수행한다면 모르겠지만 초기 시장에서 민간기업이 국가 인증사업을 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정부가 직접 수행해야 규격화와 대외 이미지 제고 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남경모 지경부 신재생에너지진흥팀장은 “한국선급에서 기술적인 측면을 지원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민간기업이 국가 인증체계상 인증업무를 모두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선급의 주장은 무리”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