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가 필요할 땐 위즈돔 하자, 라이프브릿지그룹

컨설턴트가 되고 싶은 지방 공대 재학생, 주변을 둘러봐도 컨설턴트를 지망하는 친구도 없고 컨설턴트가 된 선배도 없다. 현직 컨설턴트가 쓴 책을 사다 읽어 봐도 모르는 걸 물어볼 데도 마땅치 않다. 지방대에 공대생인 것도 서러운데 취업을 위한 정보를 얻기도 수도권 지역 경영학과 학생보다 배는 힘들다.

멘토링이 필요한 사람에게 멘토를 연결해주는 서비스, `위즈돔`이 지난달 29일부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가 주는 장점은 뚜렷하다. 만나고 싶었던 성공한 창업자, 취업 선배, 유명인사와 마주 앉아 차 한잔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자본 영역에서는 이미 양극화가 이뤄졌으니 기회와 정보 분야 양극화만이라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한상엽 라이프브릿지그룹 대표는 창업을 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창업 목적이 지혜를 나누는 서비스로 세상의 정보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연세대 경영학과에서 공부할 때부터 소셜 벤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기술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미국 서비스를 보면서 소셜 멘토링 서비스를 기획했다. 대우인터내셔널에 재직하다가 지난해 10월 퇴사하고 창업을 준비했다. 비영리단체(NGO)에서 일하던 차은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영입했다. 곧이어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마지막 학기에 다니며 소셜 벤처기업을 준비하던 김효원씨도 합류했다. 이재웅 다음창업자가 운영하는 에스오피오오엔지에서 종잣돈을 지원 받아 올해 2월 회사를 차렸다.

아는 사람을 멘토로 삼는 기존 방식과 차별화하기 위해 지혜를 공유하는 것을 `위즈덤(Wisdom)`이라고 명명했다. 대규모 세미나에서는 얻을 수 없는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한 번 위즈도밍(Wisdom과 `~ing`를 합친 단어)할 때 인원을 5명 이하로 제한했다. 지혜를 나눠주고 싶은 사람이 멘토로 등록하면 5명까지 지원할 수 있다. 참가비용은 1만원 내지 3만원이다. 멘토는 수수료를 받아서 장소를 예약하고 만날 시간을 정하면 된다. 한 대표는 “수수료는 대부분 장소 대여나 찻값 등 실비 정도라 순수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는 멘토가 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원하는 멘토가 없으면 직접 찾아주기도 한다.

서비스가 열리자 멘토링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멘토가 되고 싶은 사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입소문을 타고 모여들었다. 서비스한 지 20일 채 되지 않아 벌써 14건의 만남이 성사됐다. 소수가 참여하기 때문에 멘토가 추가될 때마다 금세 매진된다.

한 대표는 “일단 올해는 생존하는게 당면 과제고 6개월간 다양한 실험 서비스를 해 볼 생각”이라며 “한달에 위즈도밍이 200건 이상 이뤄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