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아마추어지만 IT분야에서는 15년동안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을 운영해온 프로다.
이번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5번으로 당선된 강은희 당선자의 고민은 자신의 풍부한 IT경험을 어떻게 의정에 반영할 것인가다.
![강은희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자](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4/19/269917_20120419134426_657_0001.jpg)
“아직 준비도 덜 됐고, 많이 부족한 저에게 무거운 책무를 주신데 대해 걱정이 앞섭니다.” 당선 소감을 묻자, “국민들의 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당선자의 목소리에선 걱정보다는 자신감이 더 느껴진다.
자신이 대표로 있는 IT기업 위니텍이 지난 15년간 변화무쌍한 IT시장에서 수 십번 흔들릴 때 오직 한 가지 주력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야심과 강단이 지금도 굳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사위기에 처한 지역 IT산업의 부활 해법에 대해 물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IT산업이 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기업이 지역에 강점이 있는 창의적이고 특화된 분야에 집중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강 당선자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IT산업이 발전은 더디지만 특화분야를 잘 살린다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며 “국회의원 임기동안 지역 IT산업 발전에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위니텍이 전문분야에 특화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성장을 가져올 수 없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역 IT기업들도 전문기업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한다”고 했다.
강 당선자의 목표중 하나는 기술력이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을 가꾸는 것이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가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력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19대 국회에서의 활동도 그의 지론대로 작지만 강한 전문 IT기업을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여성인력의 사회참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강 당선자는 그동안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이공계 여성인력의 사회진출을 적극 지원해왔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정책도 기대된다.
강 당선자는 “우리나라는 현재 노동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공계분야 여성인력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도 적극 발굴 하겠다”고 말했다.
“IT분야는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도전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특히 여성들은 섬세하고 차분하며, 끈기가 있기 때문에 SW분야 진출은 산업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강 당선자는 “SW분야가 여성들이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분야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며 “더욱 지능화된 기술이 요구되는 미래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SW분야에 많은 이공계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했다.
IT기업을 운영하면서 현실과 정책의 괴리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강 당선자는 “IT산업 발전을 위한 국회에서의 활동에 대해 미래의 먹거리는 IT산업이 분명하지만 아직도 정책과 현실의 갭이 적지 않다”며 “국회의원으로 뛰는 동안 이 같은 현실적인 격차를 줄이는데 역점을 두고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IT와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진 시점에서 의원활동을 하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과학기술계 인사의 정치참여가 늘고 있고, 특히 이번 총선에서 과기계와 IT계 인물이 상당수 국회에 입성한 것에 대해 그나마 좋은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
강 당선자는 “그동안 IT와 과학기술분야 인물들이 정치권에 많이 진출 못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며 “이젠 IT와 과학기술을 위한 실질적인 일을 할 때”라고 말했다.
그의 국회 입성에 대해 국내 과기계는 물론, 지역에서 IT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CEO들은 한결같이 IT산업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IT 대기업 중심의 정책들이 중소 IT기업을 위한 방향으로 선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정치 프로가 아니라 중소 IT업계에서 약자의 고통을 느껴본 정치 초년생이기 때문에 거는 기대다. 그는 “좌충우돌하며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IT산업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1964년 대구 출생 △경북대 물리교육과 △계명대학교 산업기술대학원 컴퓨터공학과 졸업(공학석사)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위니텍 대표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