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인력 수급 악화 및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자동화 공정 구축에 속도를 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은 일본 로봇 기업들이 선점했다. 지난해부터 지진·원전 사태와 엔화 강세를 기회로 국내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 업체가 중국 내 영업을 강화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내 설계인력을 확대하는 등 현지화를 통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폭스콘 등 위탁생산가공업체(EMS)를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지 개발 비중을 높여 고객사에 공급하는 기간을 더욱 단축할 계획이다.
동부로봇은 상하이 법인만 운영해오다 지난 3월 선전에 법인을 신설하면서 중국 영업을 강화했다. IT 부문 산업용 로봇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중국 매출이 작년 대비 20~30%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로보스타는 최근 상하이·베이징·청두에 이어 선전에 영업사무소를 세웠다. 중국 내 산업용 로봇 수주량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중국 매출이 6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2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강귀덕 로보스타 부사장은 “최근 중국 고객사가 요구하는 납기 수준은 다른 어떤 지역 시장보다 엄격한 편”이라며 “영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납기 대응에도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잇따른 파업 사태와 임금 인상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자동화 설비 투자를 촉진했다. 올해 들어 중국 산업 중심 도시들은 대부분 두 자릿수 안팎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노동자 임금을 연평균 13% 인상하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에 체류 중인 국내 업체 사장은 “폭스콘 공장 연쇄 자살 사건을 계기로 다국적 기업들의 노동 착취와 도덕성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면서 “임금 수준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중국 사회에서 호응을 얻어서 노동시장이 더욱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생산 라인 자동화로 노동 불안에 따른 잠재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도 새로 설립하는 공장은 반자동화 라인 구축으로 방향을 잡았다.
중국 업체들도 한국산 산업 로봇에 관심을 보였다.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고 기술 수준도 높기 때문이다.
강감찬 지식경제부 로봇산업과장은 “지난해부터 금형·용접 등 뿌리 산업용 로봇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데 최근 중국 업체로부터 구입 문의가 는다”면서 “당초 국내 중소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수출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