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직후 고용지원컨설팅 관련 창업을 했습니다. 퇴직한 사람의 재교육과 재취업은 물론이고 알선과 상담을 해주는 사업이었죠. 당시 퇴직자가 워낙 많은 시기라 사업은 성공가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곧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가격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가격 경쟁에 미리 대비했어야 하는데 성공에 안주했습니다. 결국 정점에서 빠르게 내려왔죠. 그래서 제가 강조하는 것이 `미리미리 준비하는 창업자가 돼라`입니다.”
![[이사람]김규동 숙명여대 앙트러프러너십센터장](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4/22/268360_20120422192319_338_0001.jpg)
김규동 숙명여대 앙트러프러너십 센터장은 선배 창업자의 현장감 있는 지도를 숙명여대 글로벌학부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의 강점으로 꼽았다. 자신을 비롯한 교수진 대부분이 실제 창업 경험이 있는 `실전형` 교수인 만큼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것을 학생들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학과 개설 3년차를 맞는 앙트러프러너십 전공과 창업 교육을 전담하는 앙트러프러너십 센터, 스타트업 기업 발굴과 인큐베이팅을 맡는 창업보육센터의 수장인 김 센터장은 15년간 네 번의 창업과 회수 경험이 있는 창업 고수다.
그런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이다. 진정한 기업가정신은 창업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고 이런 기업이 사업 성공은 물론이고 지속력을 갖는다는 판단이다. “창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문제를 볼 줄 아는 눈입니다. 문제를 창업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단순히 돈을 얼마 벌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에 목적을 두고 창업을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창업은 결국 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학부과정 창업학과를 3년째 이끌어오면서 김 센터장의 아쉬운 점은 아직도 창업을 단순한 장사쯤으로 여기는 인식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굳이 창업학과가 아닌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이란 이름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의 스타트업 관심과 지원은 긍정적이지만 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설익은 창업자를 대거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을 시작하기에는 좋은 환경이지만 창업한 이들을 제대로 지원할 시스템과 역량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숙명여대 창업 전반을 이끄는 수장답게 김 센터장은 여성이 스타트업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뜻한 감성을 가진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불필요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높다”며 “여성 창업이 활성화되면 우리 사회에 좋은 기업과 좋은 CEO가 더욱 많이 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