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누리솔루션 인수로 해외 금융IT 시장 진출

삼성SDS가 지난 20일 금융IT 전문기업 누리솔루션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로서 최근 들어 삼성SDS가 인수한 전문 IT기업은 에스코어(옛 티맥스코어), EXE C&T, 미라콤아이앤씨에 이어 네 개사로 늘어났다. 인수 기업 모두 특정영역에서 상당한 역량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SDS는 누리솔루션 인수를 계기로 해외 금융IT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누리솔루션은 제일저축은행 차세대 프로젝트 대금 지연으로 인한 자금압박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프레임워크·금융솔루션 결합 시장 공략=삼성SDS는 누리솔루션 금융IT 역량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누리솔루션은 국내 시중은행과 공공금융, 보험사 등에 여신·위험관리시스템 등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여신심사·승인, 실행상환, 여신사후관리 등 금융 핵심영역인 여신 분야 선두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SDS는 자체 개발한 프레임워크인 `애니프레임`에 누리솔루션의 여신·위험관리·유가증권 솔루션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금융IT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국내 다국적 금융회사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으로 글로벌 본사나 해외법인 IT사업도 제안할 방침이다. 앞서 삼성SDS는 메트라이프 중국법인에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제안한 바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면서 “삼성SDS 프레임워크와 누리솔루션의 금융 솔루션을 결합, 해외 금융IT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SDS 추가 M&A 이어질 듯=IT서비스 업계의 관심은 삼성SDS가 추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인가 여부다. 삼성SDS는 누리솔루션 인수로 최근 1년 사이에 네 개 전문 IT기업을 인수했다. 모두 각 영역에서 특화된 솔루션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에스코어는 과거 티맥스소프트 연구개발 회사로 핵심 솔루션을 다수 개발했다. 지금은 삼성SDS의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있다. EXE C&T는 물류 컨설팅 전문기업으로 삼성SDS 물류IT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미라콤아이앤씨는 생산관리시스템(MES) 솔루션 전문업체다.

현재로서는 삼성SDS의 전문 솔루션 기업 M&A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물류, 제조, 금융 전문IT기업에 이어 의료나 국방 전문IT 기업을 추가로 인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삼성SDS는 의료정보화와 국방정보화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국방정보화 시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함께 공략하고 있다.

◇누리솔루션, 자금압박 벗어날 듯=누리솔루션은 삼성SDS에게 피인수되면서 자금 압박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누리솔루션은 지난 2009년 5월 수주해 진행한 제일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에 대한 대가 중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면서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했었다. 당시 미지급 금액은 28억5000만원이다.

누리솔루션은 2006년에도 자금 부족으로 SK C&C에게 40%의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당시 누리솔루션은 SK C&C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단계적으로 지분 매입을 실시, 지난 3월 말 모든 지분을 매입, SK C&C와의 관계를 청산했다.

김광일 누리솔루션 전무는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차세대 프로젝트 대금을 받지 못해 유동성 문제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삼성SDS 자회사로 편입된 누리솔루션은 당분간은 현 김종현 사장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