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력한 태양폭풍이 지구를 강타할 것에 대비해 인류는 지금보다 준비 태세를 훨씬 더 강화해야만 할 것이라고 스페이스 닷컴이 19일 저명 학자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 우주관련 연구기관 RAL 스페이스가 운영하는 우주환경그룹의 마이크 햅굿 회장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논평에서 인류는 슈퍼 태양폭풍을 예측하고 정전과 위성 항법시스템 장애 등 최악의 사태에 대비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에 해를 미치는 태양폭풍은 `코로나 질량방출`(CME)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태양 플라즈마로, 시속 500만㎞로 돌진해 지구 자기장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붓게 되며 그 결과 GPS 신호와 무선 통신, 전력망이 수일간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햅굿은 지난 1989년 CME로 인해 캐나다 퀘벡 지역에 정전사태가 일어나면서 20억달러의 피해가 났지만 진짜 큰 CME는 이보다 훨씬 큰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천문학자의 이름을 따 `캐링턴 사건`이라고 불리는 1859년의 초대형 CME는 지금까지 기록된 최대의 태양폭풍으로 일부 전신 사무소에 화재를 일으키기까지 했지만 당시 기술이 오늘날처럼 발달하지 않아 피해가 적었다는 것이다.
햅굿은 "앞으로 캐링턴사건 같은 것이 또 일어나면 많은 나라들이 국지적인 전력 마비와 광범위한 GPS 신호 및 시간측정 중단, 통신 장애, 장거리 항공운행 중단 등 핵심 기술 시스템의 부재를 겪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한 경제.사회적 재난으로부터 회복하는 데는 여러 날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가장 두려운 것은 전세계 여러 지역에서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면서 "지난 수십년간 인류는 식수 공급과 쓰레기 청소, 식품 유통, 현금인출, 신용카드 사용 같은 일상생활을 전력 등 기술에 의존해 왔다. 이처럼 광범위한 시스템이 한꺼번에 무너질 경우 인류는 신속히 회복할 방법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햅굿은 오늘날 우주 기상 예측능력이 발전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우주기상예측센터(SWPC)는 강력한 지구 자기 폭풍을 10~60분 앞서 50%의 정확도로 예측하는데 그쳐 전력회사들이 대비할 여유가 없다.
우주기상 예측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ACE와 STEREO, 유럽우주국(ESA)과 NASA가 공동 운영하는 태양권탐사위성 SOHO 같은 몇 안 되는 우주 기상 위성에 의존하고 있지만 ACE는 1997년에, SOHO는 1995년에, STEREO는 2006년에 발사돼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햅굿은 "CME 감시를 위한 위성과 기기들을 대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해 우주기상 감시 능력을 극대화하고 유사시 최고 핵심 데이터를 대피시켰다 최대한 빨리 복구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력한 태양폭풍은 대지진이나 화산폭발 같은 자연재해로 간주해야 하며 전력이나 항공, 금융 등 GPS에 의존하는 분야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1천년에 한번 일어날 수 있는 재난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