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현장경영 1년...미래, 도전, 정도 강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본관으로 출근해 현장 경영에 나선지 꼭 1년이 지났다.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21일 출근 경영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이 기간 그룹 내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임직원과 소통을 확대하며 미래, 인재, 도전, 정도경영 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지난 1년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해외출장 등을 제외하고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출근해 현안을 직접 챙겼다. 최근에는 7시 이전에 출근하면서 내부 기강강화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건희 현장경영 1년...미래, 도전, 정도 강화

◇미래를 위한 도전=이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지금부터 10년은 향후 100년으로 나가는 도전의 시기”라며 “현재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업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강조해 온 대표적 키워드는 미래와 도전, 인재다. 그는 지난해 7월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서 “5년, 10년 후를 위해 당장 소프트파워, S급 인재, 특허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아도 투자는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경영진에 꾸준히 주문해왔다.

◇소통 강화와 자신감=이 회장은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에서 “일본은 지쳤고 중국은 아직 따라오지 못했다”는 말로 중국, 일본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회장이 수년 전 발언한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론`을 뒤집은 내용이어서 당시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지난 1년간 그룹 임직원과 미팅도 활발히 했다. 주요 업종별 사장단은 물론 여성 임원, 해외 지역전문가, 여성 승진자 등과도 오찬을 하며 `소통 확대`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정도 경영=내부 부정에는 단호했다. 삼성테크윈의 부정행위가 나오자 전 그룹사 대상 경영진단을 지시했다. 담합이나 공정위 조사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에도 강도높은 질타와 함께 `정도경영`원칙을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한 때 걱정이던 스마트폰에서도 애플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서는 등 그룹의 경영성과는 좋은 편이다.

지난해부터 수시인사를 단행하면서 조직 긴장감도 노렸다. `삼성이 조금 잘 된다고 안도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회장은 경영진들에 최대한 재량권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중요 포인트에서는 자신만의 원칙을 강조하며 `주마가편(走馬加鞭)`을 잊지 않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