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가전사들, 한국 프리미엄 시장 `눈독`

글로벌 가전 기업들이 `외산 가전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새롭게 입지 확대에 나선다.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을 앞세워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밀레, 보쉬, GE, 지멘스 등 글로벌 가전 기업들이 국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타깃으로 입지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가전사들은 제품군 중 최고가 프리미엄 제품군을 선보이는 전략을 구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LG전자와의 맞대결을 피하면서도 국내 제조사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 제품을 소량 공급함으로써 유러피언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생활가전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다. 글로벌 가전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지만 청소기를 위주로 토스터, 전기포트 등 소형 제품 판매가 주를 이룬다. 생활가전 사업 규모가 국내 기업의 수배에 달하지만 정작 국내 시장에서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이들이 시장 재분석에 나선 것은 국내 프리미엄 시장 성장 가능성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외산 가전사들은 최근 국내에서 외산 자동차 시장이 급속히 확대된 것은 해외 유수 브랜드 제품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더 크다는 의미로 분석하고 있다.

밀레코리아는 올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냉장고 판매를 시작한다. 그동안 300ℓ급 이하 소형 냉장고 위주로 판매해왔으나 초고가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 공략을 위해 독립형 제품 론칭을 결정했다. 이번 제품은 밀레 전체 냉장고 제품군 중 프리미엄급에 속한다.

지멘스 가전을 유통하는 화인어프라이언스는 지멘스 가전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라인몰 사이트 오픈을 검토하고 있다.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해왔으나 자사 전문 몰을 별도로 운영해 체계적으로 제품과 브랜드 파워를 알려 나가기 위해서다. 특히 초고가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가게나우도 온라인 판매 대상에 넣을지 고민하고 있다.

월풀은 국내 지역 총판과 코스트코를 통해 냉장고, 세탁기 등 다양한 대형 생활가전을 판매해 왔다. 올 상반기부터 웅진코웨이 방문판매를 통해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온·오프라인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접점을 넓히고 있다.

보쉬코리아는 국내 대형 프리미엄 가전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일정과 제품군은 결정하지 않았지만 프리미엄 라인업 위주로 우선 선보임으로써 한국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GE가전을 수입 유통하는 지케이어플라이언스도 빌트인 시장을 중심으로 초고가 프리미엄 라인을 공급하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