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잇달아 실패하면서 대학 구성원 모두 참담한 심정이었죠. 결국 뼈를 깎는 총체적 구조개혁을 단행했고, 구성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홍덕률 대구대 총장은 2010년 취임 이후 1년간 교육역량강화사업을 비롯한 대형 국책사업을 하나도 유치하지 못했던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다른 대학들은 적어도 한개 이상은 국책사업에 선정됐기 때문에 대구대의 국책사업 유치 실패는 치명적이었다. 대학 구성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졌고 대학의 대외적 이미지도 최악의 상황이었다.
홍 총장은 “타 경쟁 대학들은 국책사업을 수주 받아 사업비로 산학협력 분야 실적과 지표를 꾸준히 관리해왔지만, 우린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그들과 경쟁해 사업을 유치한다는 것은 사실상 너무나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결국 총체적 구조개혁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교원충원률과 취업률 등 대학의 주요 지표를 끌어올리고, 대학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대학 구성원들에게 대학이 처한 실상을 솔직히 알리고 위기의식을 공유했으며,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호소했다.
변화에 대한 노력은 성과로 나타났다.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육성사업(5년간 200억원)과 공학교육혁신센터 지원사업(10년간 20억원), 교육역량강화사업(올해 30억원) 등 3개 국책사업에 모두 선정됐다.
LINC사업은 광역경제권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과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 지역거점연구단 육성사업 등 3개를 묶은 사업이다. 대구대는 지금까지 3개 사업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 때문에 LINC사업에 선정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특히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은 처음이다.
“LINC는 기존 대기업과 이공계 중심 산학협력에서 소외받던 중소기업과 사회적 기업, 경영과 디자인, 다문화, 여성, 1인 창업자 등 인문사회계열을 포함한 새로운 복지형 산학협력 모델을 제시했던 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인문계 출신의 홍 총장이 생각하는 산학협력 모델은 이공계와 인문사회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신산학협력을 뜻한다.
홍 총장은 “산학협력의 실질적 수혜자는 소외된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여야 한다”며 “대학은 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현장에 더욱 밀착된 산학협력시스템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수교육과 재활과학, 사회복지 특성화 대학인 대구대가 장애인과 노인, 다문화, 여성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특성화 프로그램 `THE+(Together Humanity Engineering)`를 특화된 산학모델로 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홍덕률 총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국책사업을 기반으로 대학의 각종 지표들을 개선하겠다”며 “교육의 질을 높여 기업과 학생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