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부품 등 광주지역에 첨단소재산업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최신장비 확보와 전문인력 양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이경구 광주테크노파크 타이타늄·특수합금부품개발지원센터장의 별명은 `현장지휘자`다.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는 때묻은 작업복을 챙겨입고 생산시설과 장비를 직접 조이고 기름칠 한다. 스스로를 엔지니어라고 부르는 이 센터장은 10년 전 불모지나 다름 없는 첨단산단에 타이타늄 등 첨단소재산업의 육성 토대를 마련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2007년 92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산업기술기반조성사업이 종료되면서 `자립화`라는 숙제를 떠안았다. 운영비 마련에 걱정이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득했다. 이 자신감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나왔다.
장비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철저히 기업입장에서 생각했고 엔지니어의 눈으로 바라봤다. 임플란트정밀가공 CNC 등 64종의 장비와 전문인력을 확보하면서 사업은 자리를 잡아갔다. 자체 수익금으로만 3억원의 추가장비를 구입해 의료용 부품소재 기업들의 사업화를 지원했다.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다.
13곳의 외지기업이 광주에 둥지를 틀고 2100건의 시제품생산, 129건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 관련 매출도 650여억원으로 성장하면서 광주테크노파크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초창기만 해도 관련 기업이 2곳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했다. 이 중 한곳은 경영악화로 부도나 한달간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며 “하지만 첨단소재산업이 성장동력사업으로 성장할 거란 믿음과 확신으로 현장경영에 올인하면서 성과가 조금씩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타이타늄 등 첨단소재산업은 가공부터 설계, 코팅, 독성시험 등 다양한 학문과의 융복합이 가능한 분야”라며“광주와 대구를 연계하는 미래형 치과산업벨트 구축사업을 추진해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첨단산단은 임플란트를 비롯해 의료부품정밀가공 분야 기업이 연말까지 25곳이 입주해 의료부품 미니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이 센터장은 “최신 장비 구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일”이라며“`무에서 유를 창출한다`는 각오로 첨단소재산업분야의 신규 일자리를 꾸준히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