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대기업들이 가정 및 빌딩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시장은 기존 태양광 모듈 판매사업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20년 이상 전력판매를 수행해야 하는 단지개발 프로젝트와 비교해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현대중공업·한화그룹 등 대기업들이 가정과 빌딩 등 건축물 태양광 설치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설치시장은 부지확보·민원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유럽·미국·일본에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에너지 저장장치 등 기존 기술 접목이 가능해 수익창출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현대중공업은 태양광모듈·인버터·배터리와 함께 공급·설치하는 건물용 태양광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가정을 대상으로 3㎾ 규모 태양광 설치 사업을 수행해 실적을 쌓고 있으며 수년째 배터리 부문 연구개발(R&D)도 지속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관련 유지보수(O&M) 사업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건물용 사업은 공급처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원하고 있는 수요”라며 “유럽·일본 등에서 이미 건물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 다른 태양광 업체도 이 부문 사업진출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태양광 사업을 이관 받으면서 국내 기업 중에서는 가장 먼저 건물 시장에 적합한 태양광 솔루션을 공개했다. 대구와 제주도 실증단지에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결합한 가정용 시스템을 설치해 성능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니치콘과 가정용 ESS 공급계약을 맺어 일본 시장도 진출했다. 삼성SDI가 ESS를, 니치콘이 관련 시스템을 공급하고 교세라가 태양광 모듈을 결합해 가정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삼성SDI는 미국·유럽 가정용 태양광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 중이다.
한화그룹 역시 미국 주택용 태양광설비 대여·설치 업체 `원루프에너지`의 지분을 800만달러(약 91억원)에 인수해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주택용 태양광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은 “태양광 시장의 중심이 향후 가정·빌딩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높다”며 “좋은 부지를 굳이 태양광발전을 위해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건물 시장이 민원문제 발생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