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그린화` 수준을 측정할 새 지표를 연내 우리나라가 만든다. 국제표준화 작업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이 만든 `전력효율지수(PUE)`를 대체할지 주목된다.
25일 IT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삼성·LG·SK 등 국내 주요 IT서비스회사의 데이터센터 실무진은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을 측정할 수 있는 신규 지표를 공동 개발한다. 오는 11월까지 기본안을 확정하고 국제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이후 적용될 전망이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ITSA) 산하 데이터센터장협의회는 지난달 열린 정기협의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지표 개발에 착수했다. 협의회에 삼성SDS·LG CNS·SK C&C·CJ시스템즈·롯데정보통신 등 주요 IT서비스회사 데이터센터장이 참여했다.
PUE는 미국 `그린 그리드(The Green Grid)` 컨소시엄이 지난해 초 공표한 에너지 효율 표준지표다. 에너지 효율성을 평가할 별다른 지표가 없어 우리나라도 이를 기준으로 에너지 효율 정도를 측정해 왔다. 하지만 이 지표는 정확한 에너지 효율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일정 면적의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장비 수를 기준으로 측정한다는 점이다. PUE는 데이터센터 총 전력량을 IT장비 전력량으로 나눈 값인 만큼 아직 장비가 입고되지 않아 빈 면적이 넓은 신규 데이터센터일수록 에너지 효율 지수가 낮게 나온다.
실제로 면적당 에너지 효율과 상관없이 전체 데이터센터 면적 대비 장비 수가 적은 만큼 PUE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사무실·연구실 등과 공용으로 사용하는 혼용 데이터센터와 전용 데이터센터의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PUE의 한계로 꼽히고 있다.
ITSA와 데이터센터 전문가들은 `면적당 생산성`을 측정할 지표를 그 대안으로 검토한다.
ITSA 관계자는 “정량적 측정만 하는 PUE로는 실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측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심층조사 작업 중”이라며 “새 지표 기본안을 확정하는 대로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준 등 국제표준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