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등 정유 4사 1분기 실적 '우수'

SK에너지·GS칼텍스 등 정유 4사의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에 따른 재고평가이익 증대와 정제마진 개선 때문이다. 북미지역 드라이빙 시즌 진입과 중국 내 발전용 수요 확대 등도 한몫했다.

26일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은 올 1분기 매출액 9조360억원, 영업이익 3822억원, 당기순이익 31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보다 2.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되레 1.7% 늘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국제시장에서 원유가격 대비 등·경유가 약세를 보였지만 휘발유 가격 강세를 활용한 적극적인 수출전략이 통했다”며 “석유화학부문 마진 강세를 활용한 판매 확대 전략으로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7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2배 넘게 급증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최대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규모의 경제 효과와 가격이 비싼 휘발유 생산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하이증권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규모의 경제 효과로 재고평가 관련 이익 개선 폭이 큰데다 마진이 양호했던 휘발유 생산비중도 타사 대비 높다”며 “지난해 발생한 6000~7000억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이 없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GS칼텍스도 정유부문 호조와 파라자일렌(PX) 강세로 영업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추정 영업이익은 5000억원 이상으로 전 분기 대비 32% 넘게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 실적의 일등 공신은 고유가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과 재고평가 이익 증가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유가에 비례하기 때문에 고유가 시기에는 유가 상승 폭보다 석유제품 가격이 더 많이 올라 정유사 이익에 도움이 된다”며 “3월 들어 정제마진이 급격히 악화됐지만 1~2월 두 달간 강세를 유지했던 게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가가 100일 넘게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정유사들이 비축하고 있던 재고물량 평가이익이 높아진 것도 이유다. 2분기에도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도 지속될 전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유부문은 2분기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다소 수요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나 하반기 들어서는 휘발유와 나프타 수요가 증가해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윤활기유 부문은 증설에 따른 마진 악화가 다소 진정되면서 향후 소폭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