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가 차기 정부에 부총리급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설치와 과학기술 분야를 전담할 가칭 `연구개발부` 신설을 정식으로 제안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담당할 `정보미디어부` 설치도 함께 제시됐다. 개편안은 과기계가 차기정부 부처 개편안 의견을 종합하고 전문가 집단 연구를 통해 마련한 종합 성과물로 주목된다.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대과연)은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과학기술과 ICT 전담부서 설치를 골자로 한 `차기 정부 국정과제와 정부조직(안)`을 제안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먼저 현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부총리급으로 높인다. 과학기술 대융합 시점에서 모든 부처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범부처적 종합 조정능력을 가진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강신영 과실연 상임대표는 “여러 부처에 나눠진 연구개발(R&D)사업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갖기 위해서는 부총리급 위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기초 연구 진흥을 주된 업무로 하는 연구개발부 신설을 제안했다. 연구개발부는 교과부와 지경부에서 추진했던 기초·원천 과학 분야를 총괄한다. 교과부 주력인 교육 분야는 `창의교육부`로 재편된다. 창의교육부는 교육정책, 초중등 창의교육 실현, 대학교육 질적 수준 제고 등 순수 교육 분야만 전담한다.
정보미디어부는 방송통신위원회·지식경제부·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 등으로 흩어진 ICT업무를 흡수한다. 방송과 관련한 규제 업무는 `공공방송위원회` 형태로 전문화해 효율성을 높인다.지경부는 산업화 시대의 소임이 끝나 시대적 요구에 맞게 `기업혁신부`로 재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혁신부는 중소기업, 지역혁신, 창업 정책을 중심으로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 등 여러 부처 기능을 통합한 역할을 맡는다.
대과연은 부처 개편과 함께 차기 정부의 7대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생태계 조성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 역할 강화 △지역 활성화를 위한 혁신역량 강화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 구축 △효과적 지식재산 체계 구축 △과학기술을 통한 미래 경쟁력 창출 △창의적 인재 양성 체제 확립을 제시했다.
토론회에서는 개편안에 대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명자 그린코리아21포럼 이사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처를 바꾸는 것이 효율적인지는 의문”이라며 “국가 R&D예산의 30%를 사용하는 부처에서 별도 전담부처를 설치하고 부총리급 컨트롤타워가 필요한지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과연은 이날 발표한 개편안을 시작으로 여론을 수렴해 보완한 뒤 정당별 대선캠프에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등 17개 주요 과학기술단체가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을 국정운영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을 촉구하며 조직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여야에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 비중 확대를 요구했으며 앞으로 대선 후보를 대상으로 과기부 부활 등을 포함한 과기분야 현안을 개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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