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디스플레이 3사가 오는 7월 1일 합병을 공식화함에 따라 조직 통합작업이 급류를 타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대표 박동건)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대표 조수인)·에스엘시디(대표 박동건)는 지난 27일 이사회 직후부터 합병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사는 합병을 서둘러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LCD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성이 주목되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투자를 강화하는 방향이다. 삼성이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OLED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울 전망이다. 에스엘시디를 포함해 기존 LCD 라인의 상당수를 OLED 라인으로 전환함으로써 OLED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이사회 결의에 따라 조직개편 작업은 이미 본격화됐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와 SMD는 합병을 전제로 내부에서 TF를 꾸려 논의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일정을 오는 7월 1일로 정한 것도 최대한 빠른 시기에 조직을 재편하고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은 크게 LCD사업부와 OLED사업부로 나뉠 전망이다. 현 조수인 SMD 사장이 합병법인의 총사령관과 OLED사업부장을 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인 박동건 부사장이 LCD사업부장을 그대로 맡으면서 조직 안정화와 더불어 일정 정도 독립성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부터 LCD 셀사업 비중을 높이면서 모듈(부품) 분야 인력 중 상당수를 OLED사업부에 배치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구조조정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로 분사한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최근 패널 가격이 소폭이나마 오르고 수요도 다소 늘어나는 등 작년보다는 좋은 여건이지만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기업들까지 8세대 LCD 라인을 가동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탓이다. AM OLED가 향후 성장을 이끌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SMD만으로는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
삼성의 디스플레이사업 매출은 지난해 29조2400억원을 올렸으며, 올 1분기에만 8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합병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1위 디스플레이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7월 1일로 합병 일정을 못박은 것은 조직을 재빨리 변화시키겠다는 뜻”이라며 “대형과 중소형, LCD와 OLED사업을 단일 회사가 아우르면서 보다 효율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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