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미다스의 손`으로 성장한 세 가지 비결

넥슨을 우리나라 게임 업계 매출 1위로 만든 주역은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트로이카다. 세 게임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모두 넥슨이 인수했다는 점, 다른 하나는 매출을 몇 배나 끌어올렸다는 사실이다.

넥슨 CI 세로
넥슨 CI 세로

던전앤파이터는 2008년 국내에서 매월 40억원 이상 버는 히트작이었다. 현재 던전앤파이터는 국내외에서 한 달에 23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대박으로 성장했다. 서든어택도 마찬가지다. 월 매출은 인수 전 40억원 수준에서 이제는 80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메이플스토리는 말할 나위가 없다. 2004년 인수 전 월 매출은 30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월 300억원 가까이 쓸어담는 넥슨 최고의 흥행작으로 성장했다. 넥슨이 인수 후 매출이 10배나 증가한 셈이다.

넥슨을 `미다스의 손`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인수 당시 `너무 비싸게 샀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탁월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넥슨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신속한 업데이트`와 `파격적 인센티브`, `뛰어난 상품 기획`이라는 삼박자가 대박의 비결이다.

◇가장 중요한 흥행 요소는 콘텐츠=서민 넥슨 대표는 “넥슨의 성공 비결은 바로 게임 서비스 노하우”라며 “온라인게임은 전성기나 수명이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보다 기본에 충실한다는 의미다.

넥슨이 생각한 기본은 신속한 콘텐츠 업데이트다. 즐길 콘텐츠를 많이, 자주 제공해야 고객이 만족한다는 평범한 진리다. 일례로 서든어택은 인수 전 일년에 두 번, 많아야 네 번 있던 콘텐츠 업데이트가 매달 이뤄졌다. 즐길거리가 늘어나면서 고객들도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콘텐츠 업데이트 효과를 높이기 위해 조직도 바꿨다. 나눠져 있던 개발팀과 사업팀을 하나로 합쳤다. 고객 분석과 설문 조사가 이어졌다. 사업실에서 `지난달 가장 재미있는 콘텐츠는 무엇인지`나 `왜, 어떤 아이템을 가장 많이 구매했는지` 분석했다. 결과는 개발에 반영했다.

◇성공한 게임은 분명한 보상을 준다=고객은 콘텐츠가 늘어나서 좋아했지만 직원은 업무가 폭증했다. 콘텐츠 업데이트를 강화하면 야근이 필수적으로 따른다.

넥슨 경영진은 당근과 채찍을 함께 썼다. 야근이 많아졌지만 월급도 함께 뛰었다. 있으나마나 하던 인센티브 제도가 분기 별로 이뤄졌다. 월급을 한 번 더 가져가는 사원과 1000만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는 팀장도 나왔다. 문화비 지원, 카페테리아 제공 등 사원복지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조직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이뤄졌다. 콘텐츠 양을 늘리면서 개발 인력이 더 필요로 했지만 효과적 재배치로 고정 비용을 최소로 줄였다. 방만하게 운영하던 후속작 개발은 과감히 정리하거나 축소했다. 매출이 잘 나오는 게임에 전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지나친 상품 기획 부작용도 불거졌다=넥슨은 업계에서 아이템 기획력이 높기로 정평이 났다. 넥슨 게임은 기본적으로 무료지만 더 재밌게 즐기려면 아이템을 사는 편이 효과적이다. 결국 잘 팔리는 아이템을 만들어야 매출이 오른다.

부작용도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뽑기`라고 불리는 당첨형 아이템이 문제다. 내용이 감춰져 있는 아이템을 사서 열면 확률에 따라 결과가 천양지차다. 옆 친구가 뽑기 아이템으로 귀한 무기를 얻으면 눈에 불을 켜고 사는 풍경이 청소년 사이에 나타났다.

복권 아이템 판매를 부추기는 `던전앤파이터`의 `키리의 약속과 믿음`은 고객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한 달 용돈 대부분을 게임 아이템에 쓰는 사례도 빈번히 등장했다. `메이플스토리`도 예외는 아니다.

넥슨은 게임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PC방과도 갈등을 겪었다. 넥슨이 요금제도를 바꾸면서 PC방 단체가 반발했다. PC방 단체는 대기업이 인기게임을 볼모로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넥슨 인수 전후 게임 월 매출 비교

메이플스토리(2004년 12월 인수)

2004년 30억원

현재 300억원

던전앤파이터(2008년 7월 인수)

2008년 40억원

현재 230억원

서든어택(2010년 5월 인수)

2010년 40억원

현재 8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