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CO2)를 실증규모 이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지층은 대부분 연안이나 해상에 위치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해저지질연구실 책임연구원은 3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무궁화홀에서 열리는 `CO2 지중저장 전문가포럼`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한다. 이 포럼은 대한지질학회를 비롯한 11개 전문 학술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권 연구원은 기존에 나온 CO2 저장가능 후보지의 지층특성 연구결과를 종합했다. 지층 내 암석이나 토양이 비어 있는 공간인 공극률과 유체가 흐를 수 있는 투수율 등을 측정, 유력한 지중저장 후보지층을 제안했다.
주요 분석 대상은 북평(삼척), 경상, 포항분지와 동해 울릉분지 서남부 대륙붕 네 곳이다.
북평분지는 해상지역에 분포하는 퇴적층이 CO2 저장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 지역 저장능력은 김준모 서울대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1억4000만톤 정도로 추정했다.
경상분지 퇴적암은 평균 2% 미만의 불량한 공극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공극률 8% 이상의 노두도 상당부분 파악됐다.
포항분지 사암층은 공극률 및 투수율이 매우 양호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저장용량은 최소 10만톤 이상일 것으로 예측했다.
동해 울릉분지 서남부 대륙붕의 유효 저장용량은 한국석유공사 연구발표를 인용, 19억~128억톤으로 추정했다. 최소 용량인 19억톤으로 계산하면 연간 3000만톤씩 60년을 저장할 수 있다.
권 연구원은 “초기 단계 집중적인 탐사를 해야 CO2저장소 선정, 저장용량 평가, 저장설계가 가능할 것”이라며 “분석결과 육상과 연안은 소규모 파일럿이나 중규모 실증사업 대상, 대륙붕 해저는 상용화급 저장소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상, 포항, 군산, 제주분지 상세 저장용량 평가가 이루어지면 국내 저장용량은 기존에 제안된 양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 포럼에서는 서울대 이용일 교수와 김준모 교수, 한양대 성원모 교수, 한국석유공사 박명호 박사, STX에너지 김승범 박사 등이 나서 CO2 지중저장과 관련한 실증 시나리오, 사업화 전략, 지중저장 핵심기술 확보전략 등을 발표한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