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단말자급제(블랙리스트)가 시행되지만 제조사와 유통사는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단말 직접 유통이 가능해지는 휴대폰 제조사는 기존 이동통신사 대리점과 판매점 중심 유통 구조가 당분간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블랙리스트 전용 요금제가 나온 뒤 움직이려는 분위기다.
온라인 오픈 마켓도 중국산 저가 단말기 수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물량 확보와 출시 시점을 정하지 못했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제조사는 당장 유통에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블랙리스트 시행 이후 출시되는 단말기에 `단말기 국제 고유 식별번호(IMEI)` 표기 방식만 바뀐다.
제조사는 이용자가 IMEI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IMEI를 단말기 외부에 표시하고 화면에서도 검색할 수 있게 운용체계(OS)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70여 모바일숍과 300여 디지털프라자에서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는데 블랙리스트를 시행하더라도 기존과 바뀌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270여 베스트숍을 활용한 판매 외에 큰 변화가 없다.
제조사 중 팬택만 블랙리스트 시행에 맞춰 유통점을 개편했다. 팬택은 기존 라츠 종로점을 뮤직&스마트폰 컨셉트로 새 단장했으며 연내 20개 매장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종로점은 모든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는 전문 매장이며 개인 귀에 맞춰 제작한 맞춤 이어폰 `커스텀` 제품을 살 수 있게 했다.
중국 제조사는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 및 온라인 오픈마켓 등과 협력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애프터서비스(AS)망과 유통 접점 구축이 쉽지 않아 시장 진출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1일 제도가 시행되지만 요금제 등 후속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단말기만 팔면 소비자 혼란이 가속될 수 있어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